벌써 2008년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시기가 됐다. 올 한해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을 만큼 보건의료계에도 무수한 사건과 사고들이 많았다. 특히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면서 의료계도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올 한해 보건의료계를 총결산해보고 새해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결산 2008 전망 2009] ②개원가
올 한해 개원가는 경제위기 이전부터 한파가 몰아닥쳤다.
저수가와 저급여로 지속된 의료 압박책으로 상당수 의원들은 전문과목을 포기하고 비급여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이 초래됐다.
외과의 경우, 70% 이상이 간판을 내리고 일반과로 돌아섰으며 산부인과와 흉부외과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미용과 지방흡입 등에 집중되는 양극화를 가져왔다.
더구나 매년 3700명의 의사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원시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의원급의 폐업률은 2003년 1765곳을 시작으로 2004년 1593곳, 2005년 1565곳, 2006년 1795곳, 2007년 2015곳 등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개원가 성난 민심을 부채질 한 사태는 '찾아가는 산부인과'이다.
인구협회와 건협이 경남 등 지자체와 함께 추진한 소외지역 무료검진 사업은 해당지역 개원의들로 시작해 전국 의사들의 반대로 이어졌다.
가뜩이나 힘든 지방 개원가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복지부가 관련 사업에 개원의를 포함시키는 중재안으로 수그러들긴 했지만 재정문제로 허덕이는 복지부 산하 단체의 영역확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 불황도 개원가에 치명타를 가했다.
소위 개원가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압구정동에 밀집한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 비급여로 의존한 이들 진료과는 환자 감소로 간판을 내리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우후죽순 생겨난 강남지역 불패신화가 역풍을 맞아 특화된 술기만이 살아남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시켰다.
엔고 환율 급등으로 의료기기 이자 막기에 허덕이는 의원들은 줄어드는 환자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대형병원의 몸집불리기로 점점 더 멀어져가는 그림자에 힘없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2.1% 최악의 수가인상-내년 의협 선거 '변수'
2009년도 개원가의 팍팍한 살림살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원급 수가인상률 2.1%라는 최악의 수치에다 건강보험 지출을 최소화시키는 주요 질환별 적정성 평가와 DUR 시스템 확대 등 원장들의 한숨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과 피부 등 비급여 중심인 개원의들의 생존법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어 곱지 않은 사회적 시각과 더불어 동료간 경쟁심은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 3월로 예정된 의협 회장 선거도 개원가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개원의들은 현재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회장이 선출돼 대정부, 대국회 등 정치력을 발휘해 압박정책을 차단시켜 줄 것을 기대하는 눈치이다.
이미 후보군이 가시화되고 있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나 이들이 의사들의 바램과 기대를 외면한 채 감투잡기에 매몰된다면 등을 돌리는 차가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이같은 의료계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보험에 국한된 재정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복지부가 외과계에 대한 육성책을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부르짖고 있어 지켜보는 상황이나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지, 파격적인 지원책이 가사화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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