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청구 근절을 목표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허위청구 병·의원 실명공개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명공개 대상 선정도 지지부진한데다, 법 시행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대략적인 명단공개 시기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19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허위청구기관 실명공개법(국민건강보험법)을 근거로 후속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1차 명단공개 대상도 확정하지 못한 것. 당초 복지부는 개정 법률을 근거로, 9월29일 진료분부터 해당 규정을 적용해 실명공개대상을 가려낸 후 빠르면 금년 1월 중 1차 공개대상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지실사와 부당행위적발, 부당금액 정산작업, 실명공개 대상 선정 등으로 이어지는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명단공개가 미뤄지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개대상 선정을 위해서는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현재 명단선정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며, 빠르면 4월경 명단공개 대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실명공개 규모 또한 당초 예상보다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복지부는 △허위로 청구한 금액이 1500만원 이상 △요양급여비용 총액 중 허위로 청구한 금액의 비율이 20% 이상으로 규정된 개정 법률을 적용할 경우 상당수 병·의원들이 실명공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실제 법 개정당시 영향분석결과, 과거 허위청구로 적발된 기관에 대해 개정조항을 적용할 경우 2006년 40개, 2007년 60개 요양기관이 실명 공개 대상에 오르는 것으로 파악됐었다.
그러나 최근의 동향을 보자면, 명단공개 대상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대상선정 작업을 마무리해봐야 알겠지만, 당초 예상보다 규모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상반기 작업을 마무리한 뒤, 공표대상이 없거나 1~2개 기관에 그친다면 하반기에 몰아서 명단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허위청구기관 명단공개제도가 용두사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허위청구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더니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면서 "법 개정 취지대로 의료계에 경각심을 심어주고,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시급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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