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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들 "숙박시설 허용 뜬금 없는 소리"

안창욱
발행날짜: 2009-05-29 12:35:02

정부 규제개혁 발표에 무덤덤 "진료 공간도 모자라는데"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의료법인이 부대사업으로 숙박업을 겸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지만 대형병원들조차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에 있는 A대학병원 관계자는 29일 “숙박시설을 지으려면 부지와 자금이 필요한데 지금 상황에서 그런 걸 검토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난색을 드러냈다.

정부는 27일 국무총리 주제로 규제개혁위원회·관계 장관 합동회의를 열어 규제개혁 대상과제를 확정 발표했다.

규제개혁 대상에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에 환자와 보호자 숙박시설, 서점 등을 포함시키고 7월부터 시행한다.

의료법인이 아닌 학교법인 소속 대학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과 같은 사회복지법인 의료기관들은 현재도 설립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숙박시설 등의 부대사업을 할 수 있어 사실상 법인 형태의 모든 의료기관이 숙박업을 겸할 수 있다.

그러나 병원계는 정부의 규제개혁 발표에 대해 끈금없다는 반응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방에서 상경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이 여의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진료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숙박시설에 우선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B대학병원 측도 비슷한 반응이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왜 숙박시설을 규제완화 차원에서 발표했는지 모르지만 투자할 자금도, 부지도 없다”면서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C병원의 경우 과거 향후 투자 대상 사업의 하나로 숙박시설 건축안이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C병원 측 역시 “공간과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숙박시설이 필요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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