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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차등수가제 개선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10-05-10 06:44:43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차등수가 개선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개선안은 현행 75명을 차등수가 적용기준으로 유지하되 평일 오후 6시(토요일 오후1시) 이후 야간진료는 차등수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골자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연간 440억 원의 건보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동안 진통에 진통을 거듭하면서 지루하게 전개되어 온 차등수가제 개선 논의가 이렇게 막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이번 건정심 결정은 반쪽짜리 제도개선에 불과하다. 현행 차등수가의 가장 큰 장벽인 75명의 벽은 건재하기 때문이다. 재정중립이라는 스스로의 족쇄를 찬 결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래환자가 많은 이비인후과 등에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평균 외래 환자가 100여명 안팎인데 현행 75명 기준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제도개선의 혜택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야간진료 예외조항은 '나 홀로 개원의' 들에게는 별다른 플러스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001년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 시행 과정에서 도입된 차등수가제는 그동안 의료계의 큰 골칫거리였다. 이 때문에 폐기 운동도 벌어졌고 정치권의 호응도 있었다. 이에 따라 건정심 제도개선소위에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7일 건정심을 통과해 최종적으로 일단락이 된 것이다. 의사협회는 일단 이번 결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제도가 전면 폐지될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하루속히 개선 논의가 다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작은 성과에 안주해 생색내기만 해서는 안된다.

비급여 영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이비인후과 등 일부 영역은 예외가 되고 있다. 사실상 건강보험 제도의 지킴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최소한의 진료비로 '박리다매'식 운영을 하고 있는 이들 진료과에 대해 차등수가제를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정부는 차등수가제는 개선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폐지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보험환자 진료를 많이 본다고 진료비를 깎는 불이익을 주는 것는 정부가 그토록 자랑하는 건강보험제도를 부정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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