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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가톨릭 이상기류 "의전원 백지상태 검토"

안창욱
발행날짜: 2010-07-05 12:37:16

교수 의견수렴 후 학제 결정…"교과부 지원 의지 의문"

교육과학기술부가 의사양성학제를 대학 자율로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의전원 완전 전환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가톨릭대, 경희대 등 의전원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학들이 교과부의 지원책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어 의대 전환론이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은 최근 교수 워크숍을 갖고 의사양성학제 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경희 의전원 고위 관계자는 5일 “교수 워크숍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면서 “태스크포스팀에서 의대, 의전원 체제의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해 향후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그는 “경희대가 가장 먼저 의전원으로 전환하다보니 외부에서는 우리가 의전원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짐작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없고, 앞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우 전 의전원 원장이 재임할 당시만 하더라도 경희대는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했다.

하지만 김영설 원장이 지난해 1월 취임하고, 교과부가 의사양성학제 개편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의전원 체제 유지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의전원 원장의 고집대로 학제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신중히 생각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의전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고위관계자는 “이미 2011년도부터 의전원으로 완전전환하기로 교과부 승인을 받았지만 대다수 교수들은 의전원 전환에 부정적인 게 사실”이라면서 “서울의대, 연세의대 등 의대와 의전원 병행대학들이 의대로 전환하면 이런 불만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어떻게 하겠다고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면서 “우선 다른 의대, 의전원들이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고, 교수들의 중지를 모으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북대 의전원 관계자는 “의학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의대로 전환하겠다는 것이지만 집행부가 끌고 가는 게 아니다”면서 “교수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물어 학제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부의 의전원 지원 의지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과부는 1일 의사양성학제를 대학 자율로 결정하되, 의전원 완전전환 대학에 대해서는 재정적, 제도적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교과부는 지원책으로 전문대학원 체제정착 사업, 의과학자(M.D-Ph.D) 육성 사업 지원, 국립대 교수 정원 증원 추진, 관계부처와 인턴제도 개선 추진, 의전원 1~2학년생 결원시 차년도 보충 허용 등을 제시했지만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경희 의전원 고위 관계자는 “의전원 완전 전환 대학들은 학석사 통합과정 허용에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관련법이 언제 개정될지 불투명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번 교과부 발표 내용을 보면 특별히 의전원에 지원해 주겠다는 의지가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학이 부담을 안고 갈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북 의전원 관계자 역시 “개인적으로 볼 때 정부가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제시해야 하는데 미미하다”면서 “전북대는 M.D-Ph.D가 가장 활성화돼 있는데 앞으로 지원이 끊어지면 운영할 수 없어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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