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복지부의 약대 6년제에 대한 약사회 및 한의사협회의 합의에 따른 확정을 보고 이 나라의 의료계를 걱정하는 사람의 하나로 심한 불쾌감과 장래 의료계에 대한 불안을 떨구워 버릴 수 없다.

대부분의 외국에서도 6년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약사회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의협의 조사에 의하면 전 세계의 3분에 2이상이 4년제 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졸업 후 대부분 연수교육이 없거나 있어도 3개월 내지 1년정도 기간을 연수 받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의료제도를 많이 모방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 미국조차도 83개 약대중 70개 대학이 4년제이고 13개 대학만이 6년제를 도입하고 있는 사실을 반드시 참고하여야 할 사항이다.

또한 외국의 교육내용도 우리나라와 같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실습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약국이나 제약회사 연구실 등에서 실습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약사회의 합의문에 언급한 것과 같이 진료부분은 절대 touch 안한다고 하였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환자 진료를 하고자 하는 저의를 엿볼 수 가 있다.

우선 약사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임상약사제도라는 말 자체가 약사 본연의 업무를 넘어 전문직종 상호간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의약과 질병치료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임상약사 양성을 통한 전문직업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약사회의 주장 또한 의약분업 실시에 따라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권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의약분업의 틀을 깨트릴 수 있는 결과를 초래 할 수 가 있다.

또한 임상약사의 양성을 위해 6년제 약학교육 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고 하는데 지금의 제도 하에서 충분히 대안을 찾을 수 있고 전체 면허 약사의 2.8%, 신고 약사의 5%에 불과한 병원 임상약사 양성을 위해 전부 6년제로 바꾼다는 것은 고등교육인력의 낭비뿐만 아니라 극소수를 위해 1,220명의 약대생에게 일률적 피해를 주는 것이다.

5%도 안되는 병원 임상약사 양성은 졸업 후 별도의 연수를 통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울러 현재 약학대학을 졸업한 약사들의 자질과 능력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약사의 바람직한 모습에 부합하지 못하는 약사회의 주장역시 학제 개편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약학교육을 재정비 개편해야 해결될 문제이다.

또 WTO 의 시장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약학대학 교육연한을 6년제로 해야 한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으나 약사는 국내 보건의료 체계 하에서 의약품을 제조 조제 및 판매하는 능력을 갖게 하면 되지 국제적인 인력교류의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국제적 수준의 약학교육은 질적 향상을 위해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지 교육연한을 높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최근 대한약학대학협의회가 마련한 약학대학 6년제 교육지정을 보면 기존의 4년제 약학대학 교육 과정을 일부만 수정하여 새로운 과목을 약간 추가하고 실습을 강화하고 있을 뿐 무엇이 전문성 향상인지 왜 꼭 6년제로 개편하려고 하는지 그 저의가 매우 의심스러우며 6년제 교육과정 과목들은 기존의 4년제 대학에서 교육되고 있는 과목들을 일부 이름만 바꿔 새로운 과목인양 채워 넣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서 약사의 사회적 위상 정립을 목적으로 약학대학 6년제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누구를 위한 사회적 위상정립인가 물어보고 싶고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위상 정립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다른 전문직보다 지위가 낮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내면적인 이유로 생각된다.

아울러 약대 6년제 추진이 참여정부의 교육 인적자원 정책과 일치한다고 주장 하는 것도 억지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정부는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① 국제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대학원 및 연구소 집중육성 ② 전문대학원 중심의 전문 인력 양성 ③ 학과간 통폐합 및 대학간 M&A등을 추진 과제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약학교육 6년제 추진은 참여정부의 교육인적자원정책과 기본적으로 대치되는 것 이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전공이나 진로가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에서 학부제의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전문 인력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폭넓은 기초학문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고 한 예로 최근 정부가 도입한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보면 의학교 기간 자체는 4년이며 폭넓은 기초학문을 습득한 학생의 선발을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약대 6년제 도입은 약사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타당성 및 이유들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많이 있기 때문에 대한약학대학협의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약학교육 제도 개편이 아니라 보건의료 정책 및 약사 인력의 수급정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약학교육제도 문제가 재검토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