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맞은 의사 면허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의사 면허를 취득하기만 하면, 그것은 평생 면허가 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주로 개원의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의대대학이나 병원에서 봉직하다 정년을 맞은 의사들은 나름대로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들은 여전히 진료현장에서 일을 하고 싶어한다. 은퇴 의사의 현주소와 활용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상> "정년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
<중> 녹록치 않은 '인생 2막'
<하> 은퇴의사 활용 지혜를 모으자
의사협회 통계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의사 인구는 1만 명을 넘는다. 그러나 현재 은퇴 의사가 몇 명이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다.
복지부는 2008년 현재 65세 이상 생존 의사 중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하지 않는 의사는 5000명 안팎으로 추계했다. 이는 65세 이상 의사 중 면허가 등록된 생존 의사에서 의료기관 종사자를 차감한 숫자다.
복지부는 이 중 2900여 명이 활동 가능한 은퇴 의사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직군별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교수만 통계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의학회가 KOMSIS (korean Medical School Information System)에 41개 의과대학대학이 입력한 기본 자료를 가공해 작성한 통계표에 따르면 의과대학 정년퇴직 교수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2005년 24명에서 2010년에는 91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10년 후인 2020년에는 275명, 2025년에는 37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를 작성한 가천의대 이무상 교수는 "2007년 이후 대학병원이 많이 늘었고 동시에 교수직도 많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라며 "이들의 대부분은 은퇴 이후에도 계속 진료현장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신호 박사 팀 지난 2008년 6월 복지부에 제출한 '은퇴의사를 활용한 공공보건의료기관 의료인력 확충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의사 969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5%가 은퇴 후에도 진료 현장에 남고 싶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Y의대를 정년퇴임한 후 요양병원에 원장으로 고용돼 일하고 있는 A씨는 "은퇴 이후에도 진료 현장에서 일하고 싶은 게 모든 이들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와 함께 정년을 맞은 동기들도 촉탁의로 나가 일하거나 제자나 후배 병원 초빙돼 일하는 이들이 상당수"라며 "임상 의사들에게 정년 개념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하지만 은퇴 후에도 진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는 극히 일부일 뿐이다. 개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개원 비용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봉직의 자리를 구하는 일도 예전 같지 않다.
이무상 교수는 "개원을 하자니 경쟁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고 봉직을 하려 해도 오라는 데가 없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헛되이 세월만 보내는 이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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