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새 'R&D 투자유인 정책'으로 기등재약 약가인하시 감소폭의 일정부분을 면제받는 제약사가 크게 늘어나게 됐다.
30일 발표된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 관련 제정고시에서 실거래가 상한금액 조정기준 감면 R&D 특례 기준이 보다 세분화됐기 때문.
특히 한미약품은 새 기준으로 깍인 약값의 72%까지 면제받아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지난 2월 정부는 제약사 R&D 투자유인을 위해, 초기 2년간(1차·2차년) 연간 R&D 투자액 500억 이상이면서 투자비율이 10% 이상인 기업 60%를, 200억 이상이면서 6% 이상 기업 40%를 약가 인하시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을 위해 R&D 투자액과 상관없이 투자비율이 10% 이상이면 40%를 감안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는 기업은 10여 곳(3월 결산사 포함)에 불과해 업계의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새 R&D 투자 유인책 조건
이 때문인지 이번 제정 고시에는 기준이 보다 세분화됐다.
내용을 보면, 투자액 500억 이상과 투자비율이 10% 이상이면 60%가 감면된다.
또 이 조건을 만족하면서 전년대비 투자액이 100억원 이상이거나 투자비율이 20% 이상 증가하면 72%까지 면제된다.
또 350억원 또는 13% 이상은 50%, 200억원 또는 10% 이상은 40%, 100억원 또는 8% 이상이면 30%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단, 이 모든 조건은 전년도 의약품 R&D 투자액이 50억원이 이상인 제약사들만 해당된다.
이에 따라 R&D 투자 유인책으로 혜택을 받는 제약사는 12월 결산 주요 상장 40여 개사 기준 5~6곳 늘게 됐다.
특히 한미약품은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72%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기준(전년대비 투자액 100억 이상 or 투자비율 20% 이상 증가)을 만족했기 때문. 실제로 작년 투자액(824억원)이 전년(567억원)보다 150억원 가량 늘었다.
올해도 R&D 투자액을 1000억원 가량으로 공약한 바 있어 혜택은 계속될 전망이다.
작년 투자액 584억원과 투자비율 17.84%를 기록한 LG생명과학은 60% 면제 받게 된다. 이 회사는 투자액 500억원 이상이면서 투자비율이 10% 이상이어야 하는 기준을 모두 만족했다.
50% 면제 기업(350억원 이상 or 13% 이상)은 3곳이다.
동아제약(567억원, 7.08%), 녹십자(461억원, 7.17%), 유한양행(355억원, 5.63%) 등이 이들 기업이다. 모두 투자비율은 13% 이하지만 35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40% 면제 기업(200억 이상 or 10% 이상)부터는 중소제약사도 더러 있었다.
한올바이오파마(121억원, 12.26%), 유나이티드제약(122억원, 10.24%) 등 2곳은 투자액은 적으나 투자비율이 10% 이상으로 대상에 포함됐다.
종근당(289억원, 8.15%)과 중외제약(222억원, 4.88%)은 투자액이 200억원 이상으로 40% 면제 받는다.
30% 면제 기업(100억원 이상 or 8% 이상)은 태평양제약(101억원, 6.18%), 보령제약(165억원, 6.16%), 한독약품(100억원, 3.41%) 등 3곳이다.
이밖에 3월 결산 기업이나 비상장 제약사를 포함하면 혜택 기업은 20~30곳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중소 A사 관계자는 "제약업종에 대한 규제 정책이 난무하는 가운데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게 해줬다"며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 시행으로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약값 인하가 자명한데, 이 제도를 이용하면 큰 피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한편, 새 'R&D 투자 유인책'은 5년간 한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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