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자주 찾아오게 하는 비결은 '관심'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면 어느덧 신뢰가 생기더군요."
단골이 많은 곳엔 손님을 끌어들이는 경영 비법이 있듯, 환자가 자주 찾는 곳엔 환자를 끌어들이는 비법이 있기 마련이다.
안산 중앙역에 위치한 명문소아과의원은 이 근방에서 꽤나 환자가 붐비는 곳으로 유명하다.
30평 남짓한 작은 의원이지만 많게는 한달에 1만명이 넘는 외래 환자를 볼 정도니 하루에 어림잡아도 300여명 이상을 진료보는 셈.
게다가 신영규 원장은 인터넷으로 예약하지 않으면 당일 진료는 불가능할 정도.
2003년 개원이래 두명의 공동 원장은 봉직의를 포함해 네명의 원장으로, 직원은 5명에서 10명으로 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종이차트 고집? 다 이유가 있죠"
성공병원탐방을 위해 명문소아과의원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빽빽히 자리를 차지한 아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슬쩍 한 어머니에게 이곳을 찾는 이유를 물어보니 "원장 선생님에 맡기면 안심이 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언제 오더라도 아이의 과거 병세를 훤히 꿰뚫고 있어 항상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잠시 뒤 진료실에서 신영규 원장을 만나자 그는 대뜸 "작은 소아과에서 거창하게 어떤 경영 노하우나 비법이 있다고 말하기도 쑥스럽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진료실 풍경이었지만 한켠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종이차트'.
신영규 원장에게 종이차트를 쓰는 이유를 묻자 "전자차트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아날로그 '정(情)'이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비효율 뛰어넘는 아날로그 정(情)"
"종이차트를 쓴다고 하니 주위 선후배들이 다 말리더군요. 관리하기 어렵지, 찾는데도 시간이 오래걸리니까요. 종이차트 관리 때문에 직원을 두명 더 채용해서 쓰고 있으니 제가 생각해도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종이차트에는 비효율을 뛰어넘는 아날로그의 정이 있어요."
환자의 작은 병세부터 사는 곳 등 환자로 부터 나오는 정보는 모두 빼곡히 종이차트에 적어 놓는다는 것이다.
한번 만난 환자라고 해도 다음에 올 때면 과거에 병세를 꼭 물어보고, 명절 때면 고향은 잘 갔다왔는지 물어본다는 게 신 원장만의 비법인 셈이다.
"환자들이 쏟아지는 소아과에서 일일이 환자 정보를 기록하며 신경 쓰기는 힘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환자나 환자 보호자에게 작은 관심을 표하는 것만큼 서로간의 신뢰 관계를 쌓는데 좋은 것이 없지요."
신영규 원장의 이런 노하우는 사실 누구나 다 아는 것. 하지만 누구나 아는 것이니 만큼 그만큼 실천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 원장은 쌍둥이를 기억하기 위해 아이들 이름 옆에 '(1)', '(2)'와 같은 숫자를 표시해 두기도 했다.
작은 관심의 차이가 명품 의원을 만든다는 단순한 진리다.
"상업 지구 노려라" 입지 발상의 전환도 한몫
신영규 원장에게 다른 성공 요인을 묻자 "입지 선정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명문소아과의원이 위치한 곳만 해도 바로 한 길 건너면 상가, 유흥가 밀집 지역이 나타나 일반적인 소아과 위치로는 부적절한 곳.
이에 대해 신 원장은 "처음 개원했을 때부터 시내 진료를 염두에 두고 개원 입지를 찾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서울 중심지가 아닌 경기 외곽지에서는 아직도 '시내 진료'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이다.
"안산은 중앙동, 상록수, 선부동이 중심지로 꼽힙니다. 상가도 많고 유흥가로 알려져 있죠. 환자들도 인근 의원에서 진료를 보기보다는 중앙동 등 번화한 시내에 나와 진료 보는 것을 선호합니다."
상가와 유흥가 경계에 위치한 명문소아과 바로 뒤로는 인근 주공아파트 6천 세대 2만 5천명 배후 세대를 자랑하는 곳.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입주한 이곳은 상업 중심지이기도 하면서 시내 진료의 중심지이기도 한 셈이다.
신 원장은 "서울 외곽에서 개원을 하려면 너무 주택 단지만 선호하지 말고, 교통이 편리하면서 유동인구가 풍부한 상업 중심지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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