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의료사고법)이 무려 23년을 끌어 오다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제정됐다. 국회의원 233명 중 222명이 의료사고로 말미암은 피해를 구제하고 의료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국민은 양질의 진료를 받고 의사는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의료사고법이 반드시 필요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의료사고법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특수법인 형태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설립된다. 또 의료분쟁조정위원회가 설치되고 의료사고감정단도 가동된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임의적 조정전치주의가 도입되고 과실이 없는 의료사고로 판명 나면 국가가 배상토록 하는 내용도 있다. 또 2013년부터는 반의사불벌죄(형사처벌 특례)와 의료사고 대불제도가 각각 시행된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의료사고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 어쩔수 없는 의료사고의 대상이 너무 축소되어 있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제도를 운영하면서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도, 의사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법률을 얼마나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과 의료계는 서로 한 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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