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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회-방사선사협회 초음파검사 영역갈등

발행날짜: 2011-06-18 06:55:32

KMI 수사 파장…"의사 업무" vs "전문성 무시말라"

서울지방경찰청이 방사선사에게 의사의 판독 업무를 맡긴 혐의로 한국의학연구소(KMI)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논란이 의사와 방사선사의 대립으로 확대되고 있다.

"KMI, 방사선사에게 초음파·판독 맡겼나?"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지난 14일 서울지방경찰청은 KMI 분원 7곳 중 여의도와 삼성 분원 2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의 초점은 KMI가 방사선사에게 초음파 검사 및 판독을 맡겼느냐의 여부.

현재 경찰은 KMI의 방사선사들이 복부, 골반,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한 것은 물론이고 판독과 소견서 작성까지 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KMI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의사가 해야 할 판독 업무까지 방사선사에게 맡김으로써 비용을 줄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인건비가 최소 월 1000만원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방사선사 임금은 월 400만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MI는 이에 대해 "오해가 있다"면서 경찰 주장에 반박했다.

방사선사가 복부, 골반, 갑상선 등 초음파검사를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판독 및 소견서 작성까지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KMI 여의도센터 총무팀 이영환 팀장은 "영상촬영 검사의 질 제고를 위해 책임제를 도입, 내부 시스템 내에서 해당 검사에 대해 방사선사의 사인을 받도록 했는데 이 내부 문서가 외부로 유출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부 문서 제목이 '판독'이라고 기재돼 있어 마치 방사선사가 소견서를 작성한 것으로 오해를 할 수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방사선사가 판독을 하고 소견서를 작성한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영상의학회 VS 방사선사협회 갈등 확산

문제는 KMI 경찰 수사가 영상의학과 의사와 방사선사의 영역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이 KMI에 대해 수사를 시작하자 대한영상의학회는 지난 17일 성명서를 통해 방사선사의 초음파 검사 행위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초음파 검사는 엑스레이 촬영과 달리 진단 행위이므로 의사로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상의학회는 "CT, MRI의 경우 방사선사가 촬영한 자료를 추후에 전문의가 판독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초음파검사는 검사와 함께 진단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므로 방사선사에게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방사선사협회는 KMI수사와 관련 초음파검사에 대해서도 방사선사 불법 의료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이에 맞섰다.

대한방사선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방사선사의 초음파 검사는 적법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자격자의 불법의료행위로 비춰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초음파 검사 또한 방사선사의 업무 중 하나라는 게 방사선사협회의 주장이다.

실제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방사선사는 '의사의 지도 하에 진료 또는 의화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으며, 핵의학적 검사 및 의료영상 진단기‧초음파진단기의 취급, 방사선기기 및 부속기자재의 선택 및 관리업무에 종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방사선사협회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내용을 바탕으로 방사선사의 초음파 검사 합법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영상의학회 김성현 보험이사는 "방사선사의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법령상에서도 '초음파진단기의 취급'이라고 명시한 것을 '초음파진단기를 이용한 검사행위'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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