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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의료 방치해온 PA제도, 출구찾기도 험난

장종원
발행날짜: 2011-09-05 06:40:13

복지부 "제한적·최소한 허용"…의료료 내부 입장차 극명

|분석| PA 합법화 가능한가

합법적인 PA(Physician Assistant·의사 보조인력)를 인정하겠다는 복지부와 일부 학회의 뜻은 분명하다.

그러나 개별 단체간 이해관계와 엇갈리는 상황에서 모두가 수긍하는 합리적인 해법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복지부는 지난 3일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PA 양성화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 이창준 과장(의료자원정책과)은 "병원에게 PA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다른 의사를 채용하라고 하면 현실 가능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면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필요한 인력을 제도화하는 게 환자 안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술실 중환자실 등 제한된 공간에서 의사가 위임할 수 있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PA 업무를 합법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같이 별도의 자격을 신설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면허 제도를 활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간호사뿐 아니라 의료기사, 응급구조사 등에게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단체간 입장 달라…해법도 제각각

하지만 PA를 바라보는 보건의료 관련 여러 직능의 시각은 엇갈린다.

의사협회와 개원의단체, 전공의협의회 등은 현재의 PA 논의는 전공의 수급불균형과 저수가라는 근본해법을 외면한 처사라며 논의 자체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의협 김동석 기획이사는 "PA가 허용되면 일선 개원가에서는 돌팔이가 치료를 하고 사무장병원이 양성화될 수 있다"면서 "결국 국민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복지부와 병원협회와 일부 학회, 간호협회와 의료기사단체 등은 PA제를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공의 부족 문제가 아니더라도 병원에서는 보조인력이 필요하며, 이를 합법적으로 인정하기 위한 PA제도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PA 논의는 찬반 뿐 아니라 해법에 있어서도 상당한 입장차가 있다.

현재는 전문간호사를 PA로 양성하는 방안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존 면허를 활용한다는 복지부의 입장에도 부합한다.

간호협회는 전문간호사를 중심으로 양성화하는 방안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을 기회로 삼아 전문간호사제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협회는 전문간호사뿐 아니라 의료기사, 응급구조사 등 보건의료 전 직종에게 기회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전문간호사만을 인정할 경우 당장 응급구조사나 의료기사 단체가 반발할 태세다.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은 "PA는 간호사만이 아니라 모든 직종에 개방적으로 진행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대한의학회에 발주한 PA 정책방안 연구용역이 내달 최종결과가 도출된다. 이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PA도입 논의는 본격화되며, 이해단체간 대립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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