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부가 2004년부터 헬스케어 IT분야에 투자해 오고 있지만 수많은 의료서비스를 연결하는 프로젝트 상당수가 시범단계에 머물러 있고, 의료계와 국민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대한병원협회와 GE헬스케어 코리아는 1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미래 보건의료산업 비전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병원협회와 GE헬스케어 코리아는 우리나라 헬스케어 IT산업의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 발전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보고서 '한국 헬스케어 IT의 미래 백서'를 17일 발간했다.
연구는 영국 경제전문 언론매체인 이코노미스트 산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니트(EIU)'가 진행했다.
백서에 따르면 헬스케어IT의 폭넓은 도입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5가지를 꼽았다.
①표류하고 있는 의료법
의료법은 의사와 환자간 대면진료만 인정하며 원격 상담이나 진단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중이지만 단기간 안에 통과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②대형병원과 중소병원간의 다른 입장
자금과 환자가 많은 대형병원들은 헬스케어 IT 도입에 찬성하고 이미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SK텔레콤과 합작해 스마트병원 설립을 추진중이며 세브란스병원도 스마트폰 진료예약시스템 운영 및 스마트병원 개발에 나섰다.
서울성모병원은 5년내 환자 원격치료가 가능한 디지털 병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그러나 개원가와 중소병원은 이 기술이 외래환자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을 염려해 도입에 회의적이다.
또 투자비용 대비 효과를 보기에는 장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형병원만이 기술을 도입할 수 있어 의료서비스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작은 의료기관들은 정부가 투자비용을 보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③혜택받고 있는 환자 수요 의문
보건복지부가 임상시험을 통해 만성질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환자 만족도도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광범위한 환자 수요 없이는 헬스케어 IT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해소하기란 어려울 것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기술도입의 유효성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선전하기 보다는 개인적 체험을 통해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④헬스케어 IT관장 전담기구 부재
미국은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정보기술 국가조정국이, 호주는 e-헬스 전환청이 헬스케어 IT를 전담하고 있다. 헬스케어 IT를 활성화시키고 다양한 집단간의 이해관계를 중재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
⑤신기술 혜택 받지 못하는 의료인
많은 의사들이 신기술의 혜택을 직접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기술 촉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여러 가지 임상시험과 시연을 통해 관련 집단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
또 소규모 의원들은 환자 의뢰와 재정적 인센티브를 통해 유인하고 의사자격 평가의 일부로 IT 교육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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