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병원을 경영하면서 느낀 것은 변화다. 1970년대 삼성 고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 제일모직 2개만 가지고 사업을 할 때 변신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부르짖었다.
'큰 회사를 가지고 있는데 무슨 변신을 해야 되는가' 그렇게 생각했지만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변신하지 않았다면 자잘한 것만 만드는 가난한 나라가 됐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말이 제 가슴에 박힌다. 변화가 중요하다고 느끼고 '나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생각해 본다.
2008년 오스트리아 빈의 축구장에서 '튜닉'이라는 사람은 인터넷에 공고해 모인 1000명, 때로는 5만명까지 나체로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지금은 세계적인 사진작가가 됐다. 이 사람들이 받는 것은 같이 찍은 단체사진 한 장과 기념품뿐이다.
어떻게 몇 천명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들까? 과거에는 상상도 못하던 나체 단체사진을. 웹 2.0의 정신이 세계적으로 퍼져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개방, 공유, 참여, 협업이라는 웹 2.0 이론 정신은 과거에 없던 새로운 웹 시대의 새로운 시대적 트렌드이므로 사고방식도 여기에 맞춰 변해야 한다.
변화는 창조와 혁신
변화는 창조와 혁신이라고 하는데 단순히 이야기하면 변화다. 삼성전자의 윤종용 전 회장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아니고, 지적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고, 적응하는 종이다. 바퀴벌레처럼 적응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50년 동안 세계에서 유래없는 발전을 했고, 인류역사도 산업혁명 이후 200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과거 10년이 지금은 5분처럼 변하고, 이 순간 모바일시대에는 10초처럼 느껴진다. 애플이 무엇을 발표하느냐에 따라 세계적인 판도가 달라지는 것도 느낀다.
우리 병원에 어떤 변화를 이끌려고 '새로운 것을 합시다'라고 했을 때 다음날 60~70%의 직원은 따라오지만 1년이 지나야 따라오는 직원도 있다. 변화에 순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1946년 태평양 비키니섬의 핵 폭발실험으로 세계가 놀란 해에 파리의 수영장에서 두개의 수영복으로 세계를 놀라게 해서 비키니 수영복이 된 것이다. 지금은 다 벗지 않느냐. 구글에서 찾아본 바디 페인팅을 보면 발가벗고 색깔만 칠했다. 이렇게 변화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전부 해야만 된다'. 이걸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는 각자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변화하세요'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병철 회장은 '어제의 치료법은 오늘 구식이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우리는 신지식을 얻기 위해 계속 가야 하는데 옛날에 매몰되는 게 의료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영리병원도 다음 정권에서 또 거론될 것이다.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어느 한 가지 답이 있을텐데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간에 부처 이익이 작용해 그냥 안 하고 마는거다.
제가 20년 전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이런 것이 왜 없느냐'고 했더니 미친 놈 취급 하더라. 저는 얼마 안 가서 50개의 병원을 거느린 그룹이 생길 것이고, 의료계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으므로 변화에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전문병원이나 대학병원도 매우 커졌지만 이게 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하버드대학이 발간한 'Healthcare'를 보면 의료시장의 최후 승자는 Big General Hospital이 아니라 전문병원이라고 했다. 얼마 전 심포지움에 가니까 영국에서 오신 분이 "Huge Hospital도 암센터, 여성병원, 이런 식으로 나눠지지 않는 한 효율적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화가 미래의료의 길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전문화의 길을 걸어왔는데 국가가 수가를 결정하니까 너무 힘들다.
내가 병원을 아무리 알차게 만들어도 내가 수가를 정할 수 없다는 것은 마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 어떤 틀 속에서 발버둥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우울하다.
세상의 흐름은 어디로 갈 것인가
Providence 여성병원은 보스턴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데, 100만명 도시에 여성병원이 하나 있고, 200여명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근무한다. 그들은 자기 의원을 갖고 있으면서 시설은 Attending doctor한테 개방해 같이 쓰고 있다. 내가 개업한다면 Office만 열고, 환자가 입원을 필요로 하면 큰 병원에 입원시키면 된다.
Attending system은 20년 전에 도입된 것이지만 아직도 안 하고 있다. 효율적인 구조이지만 복지부는 개방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의료비가 급상승한다고 한탄하고 있다. 그래서 원가와 관계없이 무조건 수가만 깍는다. 이렇게 무식한 의료행정에 대해 참으로 통탄한다.
싱가폴의 KK Woman's Hospital은 1920년 대에 25배드로 시작했지만 1970~80년 사이 싱가폴 시민의 1/3이 아기를 낳는 병원이 됐다. 어떤 병원이 지배적으로 커지면 결국 나머지 병원은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돼 그 병원에 종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Big think strategy'라는 책을 보면 창조적 아이디어, 이런 비전 추구의 리더십, 지속적 영향력과 실행, 공유와 통합 등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여자가 뉴욕에서 결혼 3일 전에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남자친구가 인터넷에 '내 여자친구가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귀중한 거니까 찾아 주세요'라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5천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해 '샤샤라는 여자애가 갖고 있다. 어디 있는 지도 알고 있다' 그 여자애 사진까지 전송해 얼굴도 알게 됐다. 경찰이 댓글로 어드바이스도 하고 뉴욕타임즈에 글까지 실렸다.
남자 친구는 시간대별로 그 상황을 썼다. 샤샤는 구속되기 직전 핸드폰을 내줬다. 샤샤의 엄마는 "핸드폰 하나 잃어버린 게 이렇게 큰 사건이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이런 것이 웹 2.0의 변화다.
social, mobile, cloud, commerce
2011년의 키워드는 social, mobile, cloud, commerce다. 이것들에 의한 새로운 변화가 기점으로 일어나고 있다. 아이패드를 사용해 보니 CEO는 이제 데스크탑 컴퓨터가 필요없다. 어디서나 이것만 들고 있으면 병원에 있는 것과 똑같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소프트웨어가 변해야 되지만 건물도 변해야 한다. 이 사진은 200만원을 들인 진찰실 책상이다. 내가 만든 디자인이고 의자다. 환자하고 접촉도 가까워져야 하고, 의사는 모니터 2개로 환자에게 다 보여줘야 하는 등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진찰실의 개념을 혁신적으로 만들어 봤다.
제가 60을 살아보니까 용케 살아오긴 했는데 죽을 고비도 몇 번 넘겼다. 이 병원을 열었을 때 하루 100명만 오고 200명의 직원들이 빈손으로 왔다 갔다 할 때, 저는 밤에 담배 한 갑씩 피면서 죽을 각오를 했다. 다행히 목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시 또 죽음의 위기로 가고 있다.
자잘한 300번의 실수가 1번의 대형사고로
자잘한 300번의 실수가 모여 29번의 실수가 되고, 결국 1번의 대형사고로 망하게 된다는 게 하인리히법칙이다. 이를 Fedex에 적용하면 한 가지 배달을 잘못하면 10배의 비용을 초래하고, 수습하는데 10배가 들어 결국 100배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깨어진 유리창을 만들지 말고, 모든 현업부서에서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을 굉장히 중시해야 한다.
꿈은 목표가 되고, 실행에 옮기면 실현
꿈에 날짜를 정해놓으면 목표가 되고, 그 목표를 나누면 계획이 되고, 실행에 옮기면 꿈이 실현되는데, 1인치의 혁신처럼 매일 1인치씩 저는 밤에 자지 못하고 생각했다.
고민을 많이 했고 한 만큼 변했다. 죽을 때까지 이것을 쉬고 싶은데 쉬어지지 않는 게 인생인 것 같다. 인생은 그렇게 쉽지 않지만 생각만 가지고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공은 저절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노력하고 남과 다른 생각으로, 죽을 힘을 다해 할 때만 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실천하는 사람의 것이다. 생각은 많다. 공부도 많이 했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아서 문제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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