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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1인 1개 의원 개설, 네트워크 판도 흔들까

발행날짜: 2012-01-09 06:23:09

일부 지분 양도 불가피…개정 의료법 사문화 가능성도 제기

양승조 의원 대표발의한 '의료기관 1인 1개소 개설'법안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되면 네트워크병의원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갑론을박이 뜨겁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통 후 네트워크병의원의 형태는 변화하겠지만 진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시장 개편…양도·폐업 불가피

물론 개정안 시행 직후인 오는 7월부터 일부 네트워크가 몸을 사리면서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트워크병의원 중에서도 직영 체제를 유지했거나 프랜차이즈 형태 중에서도 대표원장이 지분을 투자해 전체 지점의 운영을 맡아왔다면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형태의 개원이 아니더라도 1인 1개소 이상 의료기관에 지분을 투자해 병원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개원의라면 한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1인 1개소 진료를 제외한 병원 운영에만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허용했지만 이번 개정안은 진료 뿐만 아니라 경영 및 운영권을 갖는 것 자체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개원의 중에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처분하거나 페이닥터를 개설원장으로 내세웠던 네트워크병의원은 페이닥터에게 지분을 양도하고 경영권을 넘겨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침체기에 빠져있는 네트워크병의원 시장이 더욱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개정안, 형태만 바뀔 뿐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예상밖에 큰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사문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유디치과만 해도 그렇다. 치과의사협회가 공식적으로 유디치과 네트워크와 같은 네트워크 개원 형태를 제재하기 위해 만든 법안이라고 밝혔지만, 막상 유디치과는 꿈쩍도 하지 않은 분위기다.

의료기관 1인 1개소 개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유디치과 네트워크 측은 보란 듯이 "의료법 개정 이후에도 반값 진료비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디치과 측은 "서민을 위한 반값진료비 정책을 고수하면서 의료시장 전반에 진료비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이번 개정안은 의료소비자의 권익은 무시하고 의료 이익단체들의 입장만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앞으로 개정안이 시행되면 '유디'치과의 브랜드를 개방해 프랜차이즈 형태의 지점확장에 더욱 초점을 둘 것이라고 한 술 더 떴다.

실제로 유디치과는 개정안 통과 직후 기존에 각 지점 원장들에게 지분 참여 기회 및 실질적인 경영권을 보장하는 등 개정된 법에 맞게 제도적 변화를 강구하기 위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본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정부는 1인 1개소 이상 의료기관에 대한 경영권을 보유함에 따라 발생하는 반값 진료비 등 환자 유인 및 알선 행위를 막겠다고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앞서 계획한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문제다.

모 피부과 네트워크 대표는 "이번 개정안은 특정 네트워크를 죽이겠다고 만들었는데 오히려 그동안 멀쩡히 진료를 해오던 네트워크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했다.

게다가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유권해석에 따라 시행되는 만큼 그 기준이 모호해질 우려가 높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없다'는 의료법 개정안 중 '운영'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가령 타 의료기관에 지분을 얼마나 투자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경영권 및 운영권을 얼마나 행사하고 있는지에 따라 의료법 위반 여부를 평가하겠다는 얘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전체 네트워크를 막겠다는 게 아니다"라면서 "100%지분을 투자했거나 타 지점의 직원 인사권, 임금결정권 등을 갖고 있는 등 실질적인 경영권을 소유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거나 경영에 참여하는 수준에 있는 사례까지 모두 제한할 생각은 없다"면서 "의료기관별로 유권해석을 통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에서 이번 개정안에 허점이 있다. 복지부가 '운영'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개정안이 사문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을 두고 모 네트워크병의원 대표원장은 "얼마 전 현실에 맞지 않는 낙태법이 사문화 됐던 것처럼 이번 개정안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법 여부는 내부고발을 통해서만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결국 이런 민원만 늘어나는 꼴이 될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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