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병원장이 자신이 받은 리베이트를 부채라고 속여 병원을 양수, 그에 대한 채무를 떠 안게 된 모 요양병원장의 사연이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인천 A요양병원 O원장은 "의약품 도매상에서 독점 납품거래 명목으로 1억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사무장과 당시 병원장인 J원장이 단순한 병원 부채라고 속였다"면서 "복지부에 이 같은 내용의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그는 "내가 리베이트를 받은 것도 아닌데 그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 한 처사"라며 자신을 속여 병원을 양수한 전 원장과 사무장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복지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O원장은 현재 1억원의 부채에 법정이자까지 합해 해당 도매상에 갚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가 1억원에 대해 법적 채무를 떠 안게 된 사연은 이렇다.
O원장은 지난 2006년, J원장으로부터 요양병원을 양도받고 병원장을 맡게 됐다. 그러나 인수한 직후 급격히 병원 운영이 악화됐다.
그는 자신이 양도받은 병원이 만성적인 적자 운영으로 수개월째 임대료 미지급 상태였던 것은 물론 건강보험공단 지급금에 대해 가압류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가 양도받은 병원은 사무장병원. 그는 병원 부채에 사무장병원장으로 근무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요양급여비용 환수금까지 합해 약 38억원의 빚을 떠 안게 됐다.
그중 단순 대여금이라고 알고 있었던 1억원은 자신에게 병원을 양도한 J원장과 사무장이 받은 리베이트.
O원장은 사무장병원인 사실을 모르고 양도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할 수 없겠지만, 리베이트를 받은 부분에 대한 채무까지 자신에게 전가한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그는 사무장병원에 발을 디뎠다가 떠 안게 된 빚만 30여억원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1억원은 감당하기에 엄청난 액수라는 게 하소연이다.
O원장은 "병원을 양도 받을 때 단순 채무라고 했던 1억원이 추후에 알고보니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받은 리베이트였다"면서 "J원장은 병원을 양도하면서 자신이 받은 리베이트를 대여금 형태로 속여 그에 대한 채무의 책임을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J원장을 사기혐의로 고소,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O원장과 그의 부인 S씨는 얼마 전, 이번 사건에 대해 억울한 심경을 적은 탄원서를 관할 검찰청에 제출한 바 있다.
그는 탄원서에서 "38억원의 병원 부채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불법리베이트로 받은 1억원에 대한 책임까지 묻는 것은 너무하다"면서 "리베이트를 준 해당 업체가 이를 포기하거나 당시 리베이트를 받은 J원장이 갚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뇌물을 준 자나 받은 자는 처벌하지 않고, 양수했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채무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만약 J원장이 당시 리베이트 수수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병원 재직시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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