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부인과 후기 전공의 지원율이 3%를 기록함에 따라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며 국가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선행 산부인과학회 이사장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김선행)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 하락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으며 이는 단순히 산부인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료 영역이 무너지느냐 마느냐하는 국가적인 사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공의 후기 모집결과 모집정원 총 66명 중 단 2명이 산부인과를 지원했다. 약 3%에 불과한 저조한 수치다.
이미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미달되면서 또 다시 산과 전공의 모집에 나섰지만 여전히 낮은 지원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후기 모집에서 이례적으로 전공의 지원율 10%를 기록한 터라 올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평소 기준에도 못미치는 3%로 급락해 산부인과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 감소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산부인과학회가 지난 7월 실시한 '전국 산부인과 전공의 수련 실태 조사에서 전공의 수련을 시작한지 5개월 만에 14명이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이후 8월 동안에도 1년차 전공의 중 3명이 추가로 수련을 포기하기도 했다.
산부인과학회는 "이 추세대로라면 1년 동안 누적 중도포기율이 연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산부인과학회는 이처럼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이 감소한 원인으로 저출산과 의료사고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이외에도 지난해 의료분쟁조정법 시행이 적잖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지난 해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발표 직후 산부인과 4년차 전공의를 대상으로 '만약 전공의 1년차 때 의료분쟁조정법의 무과실 보상제도의 시행령이 발표됐다면 수련을 지속했을 것인가?'라는 설문결과를 제시했다.
이 질문에 응답한 전공의 중 44%가 "산부인과 수련 자체를 포기했을 것"이라고 답한 것.
산부인과학회 신정호 사무총장은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 기피와 수련 포기는 단순히 산부인과 전문의 수 감소라는 양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전문의의 수련의 질적 저하 및 여성의학의 발전 저하에 미치는 영향 또한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필수 의료인 산부인과의 위기는 결국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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