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서로 서상수 변호사. 수백 건의 통증 관련 소송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와 장애평가 기준 개선을 위해 법률세미나를 개최했다.
"만성통증이 독자적인 질병이자 장애라는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 확산이 절실합니다."
만성통증 환자들에 대한 법적 제도 개선과 장애 평가 기준의 설립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포함한 만성통증 환자들은 고통을 받으면서도 '꾀병'이라는 사회적 인식 탓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병폐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8일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는 대한통증학회, 신경병증통증연합회의 후원, 법무법인 서로의 주최로 '통증법률 세미나'가 개최됐다.
현재 통증환자들은 건강보험과 상해보험 등에서는 장애로 인정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 장애인 판정 기준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지난 해 대한의학회에서 통증환자에 대한 장애 판정 기준을 개발한 바 있지만 기준이 장애 판정 근거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먼저 최상식 대한통증학회 법제이사는 "만성통증에 대한 의학적 판단과 법적 판단은 차이가 있다"면서 "법적 판정은 질환에 의해 초래된 기능 이상, 노동력상실률로 판단을 하지만 정신적, 신체적 기능 이상에 대한 평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성통증은 조직 손상이 회복된 후에도 지속되는 통증을 뜻한다"면서 "개체의 생존에 전혀 불필요한 통증은 그 자체가 질환인 상태"라고 밝혔다.
만성통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하게 저하시키는 우울증과 실직, 인간관계 단절 등 신체·정신적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장애 인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최 이사는 "통증에 대한 장애 판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는 점"이라면서 "먼저 학회, 정부, 민간단체가 서로 협력해 주관적인 증상을 객관화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지현 신경병증통증연합회 회장도 객관성 장애 평가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사협회는 만성통증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없다는 것을 인정해 (의사들이) 신체장애율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통증전문의의 객관적인 평가가 장애 기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증 전문의가 환자의 증상 및 증후, 객관적인 임상소견을 평가하고 장애등급의 판정 기준을 학회와 환자와의 협의 아래 신체장애기준율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
법무법인 서로의 김계환 변호사는 "CRPS를 평가하는 척도에는 맥브라이드 표 방식이 있지만 이는 노동능력상실률만 평가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의사협회(AMA)의 5판 기준 역시 의학적 신체기능 장애만을 표시하고 평가자의 재량이 과다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MA 5판에는 CRPS 외에는 장해평가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AMA 6판을 장애평가 기준에 포함되도록 개정작업을 하고 다른 만성통증 질환에 대해서도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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