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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전문가 배제된 인수위…"박근혜 의료정책 우려"

이창진
발행날짜: 2013-01-07 06:33:59

보건의료 또 다시 후순위 전락…일각에서는 "자문 그룹 역할 중요"

박근혜 새정부가 보건의료 정책을 구상하면서 의료 전문가를 배제하자 우려감이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박근혜 당선인은 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갖고 분과별 인수위원 임명장을 수여하는 등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앞서 박근혜 당선인은 고용복지 분과 간사에 사회복지학자인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를, 이를 보좌할 위원에 경제학자인 안종범 국회의원과 사회복지학자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사회복지 및 경제 학자들이 향후 5년 국가 운영의 핵심 분야인 보건복지 정책의 기획을 도맡은 셈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는 사회경제학 논리 아래 보건의료 전문가의 목소리가 후순위로 밀리는 국정의 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한숨 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의료계 인사는 "박근혜 당선인의 보건의료 인력풀이 빈약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로 후순위일 줄은 몰랐다"면서 "의료인은 고사하고 보건학자조차 없는 분과 인수위원들이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인사는 "대국민통합 특위 위원에 임명된 인요한 교수를 제외하곤 의사가 한 명도 없다"고 전하고 "박 당선인의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시각이 반영된 게 아니겠느냐"며 허탈감을 표했다.

보건복지부는 겉으로 태연한 척하고 있지만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이다.

한 공무원은 "4대 중중질환 보장 외에 박근혜 당선인의 차별화된 보건의료 공약이 뭐가 있느냐"고 말하고 "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보건의료는 현 정부 기조를 뒤따라가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분과 위원들을 백업할 보이지 않은 전문가 그룹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고용복지 분과 위원에 사회복지와 경제 학자들이 임명됐어도, 보건의료 정책은 의료현장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자문그룹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의미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 후보시절 보건의료 정책 공약 주요 내용.
실제로, 2007년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원회 시절 사회교육문화 분과 위원(이주호, 김대식, 이봉화)에 보건의료인은 배제됐으나, 연세대 이규식 교수(전 인증원장)와 이화의전원 정상혁 교수(청와대 전 보건의료비서관) 등이 정책자문에 참여한 바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인수위원 명단만으로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어느 전문가들이 인수위 정책 초안 작성에 자문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세브란스병원 인요한 교수의 국민대통합 특위 부위원장 발탁을 계기로 대통령 주치의를 비롯해 연세의대 전문가들이 정책자문 일순위로 부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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