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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개념 '갑론을박'…"재정 고려해 급여 확대"

박양명
발행날짜: 2013-05-10 06:20:04

공단 토론회 개최 "비급여, 급여기준 타이트한 것 우선 고려 할 것"

환자부담이 큰 4대 중증질환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는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2016년까지 100% 보장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다.

건강보험공단은 9일 '필수의료'에 대한 범위를 논하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

원론적인 이야기 속에서 필수의료는 정부 재정이 커버해 줄 수 있는 범위까지의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이에 대한 반박이 이어졌다.

정형선 교수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필수의료가 어디까지냐 하는 것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의를 내릴 수 없다. 대신 재정적 여건이 고려해 줄 수 있는 것이 필수의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100% 보장해주겠다는 보장률의 문제보다는 급여 항목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면서 "항목을 확대하고 본인부담률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여 우선순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용효과성이 가장 중요하며 대체가능성, 문제의 크기, 자기책임성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 교수의 제안에 토론자로 나선 건강보험공단 현재룡 보험급여실장도 공감했다.

현 실장은 "급여가 확대되고 보장성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점, 방향, 사회적 합의가 적었다. 크게는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절차 및 과정을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비용효과성을 최우선가치로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존에 급여권에 들어온 항목에 대해서도 재평가를 하고, 사후관리기전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협회 유승모 보험이사도 정 교수의 주장에 일부 동의하며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질환에 대한 모든 자료를 갖고 있다. 가입자, 공급자, 관리자 입장에서 이 자료를 분석한 후 어느 부분부터 먼저 급여를 해주고 보장성을 높일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면서 임의비급여 항목을 급여권으로 확대하고, 법정비급여를 정리해서 의료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서서히 급여권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재정보다는 환자 입장 먼저 생각해야"

재정 안에서 급여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수의료'라는 주장에 대해 아주대 인문사회의학교실 허윤정 교수는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허 교수는 "보장성 확대가 부담 가능한 재정 범위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재정을 만드는 가입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항상 특정 질병을 타겟팅해서 보장률을 높여왔다. 연령별 보장률, 의료서비스 외의 한방 및 치과의 보장률 등 다양한 형평성도 고련의 대성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백혈병환우회 이은영 사무국장도 "환자 입장에서 필수의료서비스는 개념상 용어일 뿐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 어떤 의료서비스가 필수인지, 비필수인지 환자에 따르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보다 구체적인 필수의료서비스 안을 내놨다.

그는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약과 치료재료가 비용효과면에서 기존 제품보다 동등수준을 초과하면 급여화해야 한다. 또 환자 전액 본인부담 급여를 일부 본인부담 급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복지부 전병왕 보험정책과장은 "4대 중증질환부터 시작해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비급여 부분을 급여로 확대하고 급여기준이 타이트한 부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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