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노환규 회장은 최근 스승의 날을 맞아 은사인 한국심장재단 조범구(전 연세의대 교수·77) 이사장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의협 강청희 신임 총무이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
강청희 총무이사는 세브란스병원에서 흉부외과 수련을 받은 노 회장의 의국 후배다.
노 회장은 "선생님은 워낙 신화적인 분이셨기 때문에 많이 어려웠고, 일반적으로 존경하는 스승과는 다른 은사였다"면서 "항상 젊어셔서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조범구 이사장은 "들들 볶아서 제자들이 싫어한다. 날 만나면 다들 슬슬 피해"하고 큰 소리로 웃었다.
조범구 이사장은 한국 흉부외과 초석을 다진 거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76년 미국 흉부외과학회 E.A Graham 펠로우 초청 받아 텍사스 심장연구소, 알라바마대학, 메이요병원 등에서 흉부외과 공부를 하고 귀국해 선진 심장수술을 국내에 전수했다.
왼쪽부터 노환규 의협회장, 조범구 심장재단 이사장, 강청희 의협 총무이사
또 30여년간 매달 한번씩 부산 심장환자상담소 요양원을 방문해 3만여명의 환자들을 무료 수술해 인술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세의대 흉부외과학교실 주임교수, 연세심혈관병원 원장, 세브란스병원장, 대한흉부외과학회 회장 및 이사장을 역임했고, 2004년 정년퇴임했다.
그는 2008년 세계흉부심장학회 학술대회에서 평생 모범적인 의사상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히포크라테스 휘장과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조 이사장은 과거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주임교수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을 악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심장수술은 잘못하면 환자가 죽어. 그러니까 (제자들을) 무섭게 대할 수밖에 없었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아시아를 대표하는 농구선수였던 신동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신동파는 슛 성공률이 90%일 정도로 엄청 잘했지. 그런데 수술환자를 90% 살리면 말이 돼? 100명 다 살리는 걸 목표로 해야지. 그래서 흉부외과 의사는 완벽해야 하는 거야”라고 강조했다.
노환규 회장은 조범구 이사장이 인생의 멘토다.
노 회장은 "선생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고, 롤 모델, 멘토였다”면서 “닮고 싶어서 말투까지 따라해보곤 했다"고 소개했다.
노 회장은 "선생님은 내가 의협회장에 당선되니까 '오토바이 타고 협회도 가고, 그래서 새로운 회장의 모습을 보여라'고 당부할 정도로 많이 깨이시고, 남다른 분이셨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연세의대 후배, 제자들의 잘못된 점도 단호하게 지적했다.
조 이사장은 "내가 주임교수할 때 후배 교수들에게 수술분야를 하나씩, 하나씩 넘겨줬으면 그것만 해야할 게 아니야. 그런데 이 수술, 저 수술 다 할려고 들어. 그러니까 특징이 없어"라고 속에 있는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평소 환자와의 라포르가 중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수술하다보면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지.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보호자가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평소 성심껏 잘 대해야 해. 물론 설명도 잘해주고."
조 이사장은 뼈 있는 말을 이어갔다.
"의사라고 해서 다 잘하는 게 아니야. 자기 분야가 아니면 진짜 실력있는 의사를 찾아 환자를 소개할 수 있어야지."
웬지 현실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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