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한 4개 의약단체장이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그것도 늘 대립각을 세워오던 시민단체가 주최한 행사장에서 말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22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노환규 의협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자리해 눈길을 끌었고, 대한병원협회장이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과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은 건강세상네트워크가 해마다 진행하는 '후원의 밤' 행사의 단골 손님으로 참석하면서 익숙한 모습이었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도 가장 많은 회원을 이끌고 참석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과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도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각 의약단체장들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의료 현안 등을 논의하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왼쪽부터 노환규 회장, 김필건 회장, 김세영 회장, 조찬휘 회장(축사 순서)
노환규 회장은 축사를 통해 "공급자와 이용자 서로의 입장에서 상대편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공급자 단체는 각자가 하는 일에 매진하다보면 치료받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다. 반대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앞으로 더 많은 소통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 건강 권리 찾기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의 이번 시민단체 행사 참석은 지난 16일 2기 집행부 출범을 알리면서 내건 기치인 '국민소통'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의협 김필건 회장도 노 회장의 주장에 공감하며 "결국은 공급자, 소비자가 공통의 목표를 갖고 같이 간다는 것이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협 김세영 회장은 다른 단체장보다 훨씬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광주로 가는 일정도 뒤로 미루고, 행사 시작 전부터 자리해 건강세상네트워크가 마련한 프로그램을 참관했다.
치협은 지난해 의료민영화 반대 입장을 적극 표명하면서 시민단체의 입장을 지지해 건강세상네트워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태풍이 올 때 나뭇가지가 휜다. 바람의 세기가 강할수록 가지가 부러지기도 하고 뿌리가 뽑히기도 한다. 제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묶어야 한다"고 비유했다.
이어 "보다 나은 건강세상을 열려면 시민단체와 의료계 모두 밧줄로, 안되면 쇠사슬로라도 묶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는 15명이라는 대식구가 참석해 박수를 받았다.
조찬휘 회장은 "3년의 약사회장 임기동안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약속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고문은 "병협은 시민단체와 입장이 많이 달랐는데도 매년 사무총장이 직접 참석해 다른 견해를 잘 설명해줬다. 이번에는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은 시민단체와는 아예 등을 돌리고 있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시민단체 행사에 참석했다는데 의이가 있다. 앞으로 함께 뭔가를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건강세상네트워크는 보건의료 전문가 패널 14명을 초청해 '공공의료와 비급여 보장성 강화'를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각 패널이 주장한 의견은 시민공감평가단 40여명의 공감을 얻어내야만 했다.
14명의 패널은 ▲가습기살균제피해대책모임 강찬호 대표 ▲한국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 ▲보건의료단체연합 채민석 정책부장 ▲경실련 보건의료위원회 김진현 위원장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서울시 보건정책과 박유미 과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지승 건강정보서비스부장 ▲국민권익위원회 신동택 사무관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한국음주문화센터분회 정철 분회장 ▲의협 송형곤 공보이사 겸 대변인 ▲약사회 김대원 상근부회장 ▲한의협 이진욱 부회장 ▲치협 김철신 정책이사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최종현 기획이사 등이다.
가장 많은 공감을 이끌어낸 패널은 치협 김철신 정책이사로 40명 중 32명의 공감표를 얻었다.
김철신 정책이사는 "공공병원의 양적인 확대도 중요하지만 지금 있는 기관들이라도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지역 단체들이 지역의 공공보건의료정책을 세우는데 참가할 수 있는 통로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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