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는 128채널로. MRI는 3.0T로 업그레이드했다. 인테리어는 물론 전산시스템 도입까지, 웬만한 종합병원과 견줄만한 수준으로 환골탈태했다.
하지만 정작 돈을 들여 바꾸고 싶었던 것은 '외관'이 아닌
'편견' 일지 모른다.
그 편견을 바꾸는데 들어간 돈만 200억원 이상. 15일 리모델링을 끝마친 안산산재병원(안산중앙병원)의 이야기다.
19일 만난 임호영 병원장은 최근 리모델링을 가리켜
'재 오픈' 이라고 했다. 리모델링으로는 그간 환골탈태의 노력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골조만 남기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꿨다"면서 "내부를 본 환자들이 백이면 백 모두 깜짝 놀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26억원을 들여 64채널 CT는 128채널로, 24억원을 들여 MRI도 1.5T급에서 3.0T급으로 바꿨다.
건강검진센터를 내시경과 엑스레이 검사, 치과 진료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게 꾸미고 재활센터도 500여평 규모로 확장했다. 사실상 인근의 종합병원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덩치다.
종이차트를 없애고 전자의무기록 시스템(EMR)을 도입하기 위해 40억원의 추가 예산을 들였다. 인테리어 역시 싹 뜯어 고쳤다.
들어간 예산은 총 218억원. 작년 8월부터 시작된 리모델링은 1년을 훌쩍 넘겨 올해 12월 중순에서야 마무리가 됐다. 아예
병원을 새로 짓는 노력 이 들어간 셈이다.
왜 그렇게 바꾸려고 했을까?
임 병원장은 "아무리 공공의료기관이라도 산재환자만으로는 경영이 어렵다"면서 "민간 병의원과도 경쟁해야 하지만 산재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 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냐는 전화 문의가 종종 온다"면서 "오래 전에 지역 거점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정작 주민들의 고정관념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산재'가 들어간 병원 이름 때문에 산재가 아닌 일반 환자들은 찾지 않는다는 것. 정작 산재환자 역시 산재병원은 낙후돼 있다는
편견 때문에 발길 을 돌린다는 말이다.
2006년 그가 안산산재병원에 취임했을 때나 지금이나 이런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렇다고 수수방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적자 경영에 폐업 조치된 진주의료원의 전철을 밟지 말란 법도 없다.
임 원장은 어떻게든 환자들이 가진 '편견'을 깨보자는 생각에
읍소 전략 을 택했다.
정부 부처에서 시찰을 나온다고 하면 낙후된 시설의 속살도 가감없이 보여줬다. 아무리 공공의료기관이라도 산재환자만으로는 경영이 어렵다는 점도 관련 부처에 지속적으로 어필했다.
1년 반 동안의 읍소 전략이 먹혔을까. 공공병원으로서는 근래 보기 들물 정도의 예산을 얻을 수 있었다.
임 원장은 "산재환자가 산재병원을 꺼리는
아이러니한 상황 과 일반 환자들이 가진 선입견을 바꾸고 싶었다"면서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근로복지공단도 병원 이름을 바꾸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는 "병원에 있는 29명의 스텝 중 70% 이상은 빅 5에서 수련을 받은 우수한 인재들"이라면서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 병원이 환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15억 적자를 보고 있던 안산산재병원을 취임 후 불과 2년만에 흑자의 반열에 올려놓은 임호영 원장. 이번엔 편견과의 싸움에 팔을 걷어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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