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5일(수) 오전 7시 30분. 이른 아침부터 흰 가운을 입은 수십 명의 서울대암병원 의사들이 하버드의대 부속병원(MGH) 뇌종양센터 의사들과 화상회의가 열렸다.
주제는 서울대암병원 뇌종양센터에서 준비한 원발성 뇌종양 중 '역형성 뇌교종(anaplastic glioma)' 증례와 하드의대 부속병원(MGH) 뇌종양센터에서 준비한 전이성 뇌종양 중 '뇌전이 흑색종(metastatic melanoma)' 증례.
뇌교종은 뇌를 구성하는 세포 중 신경교세포에 생긴 종양이다. 역형성 뇌교종은 신경교세포에 생긴 종양 중 악성을 띄는 종양으로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전이성 뇌종양은 전신에서 발생한 원발성 종양이 혈관이나 주변 조직을 타고 뇌로 전이된 종양으로, 원발성 종양이 전신으로 퍼져 있어, 악성도가 매우 높다.
서울대암병원팀은 3기 악성뇌교종 환자의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진단 후 1년 5개월째 재발없이 생존한 강 모씨(비교군)와 1년 7개월째 재발없이 생존한 김 모씨(대조군)의 치료 사례를 소개했다.
악성뇌교종은 여러 복합 치료에도 불구하고 평균 생존기간은 2~3년으로 알려져 있으나, 서울대암병원 뇌종양센터 의료진은 최근 좋은 치료성적을 보였던 임상시험의 치료 protocol에 대하여 상세히 소개했다.
MGH 의료진은 피부에서 발생한 흑색종(melanoma)이 뇌로 전이되어 항암치료와 방사선 수술을 시행한 증례를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시험 및 문헌 고찰과 함께 발표했다.
양 의료기관은 약 한시간 동안 서로의 사례를 소개하고 치료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과 미국의 최고 뇌종양 전문 의사들이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 것은 지난해 5월, 10월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MGH가 다른 나라 의료진과 공동 회의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의 美 병원평가에서 MGH는 2012-2013년 전체 1위에 오른 최우수 의료기관으로, 세계 각 국의 의료진들이 한 번쯤은 직접 수련 받고 싶은 기관으로 유명하다.
교육이나 자문을 받으려면 시간당 몇 천 달러씩 컨설팅비를 지불해야 하는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대등한 관계에서 화상회의를 실시한다는 것은 서울대병원의 높은 수준을 인정받은 셈.
실제로 서울대암병원 뇌종양센터는 이미 20년 전부터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원발성 신경계 종양 환자, 전이성 신경계 종양 환자에게 수술, 방사선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에 대해 앞서나가고 있다.
백선하 서울대암병원 뇌종양센터장(신경외과 교수)은 "이번 회의를 통해 흑생종의 전이성 뇌종양 및 역형성 뇌교종에 대하여 서울대암병원 뇌종양센터와 MGH 뇌종양센터에서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임상 시험과 그에 따른 치료 성적 및 치료 지침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인 협력과 교류를 통해 교육, 진료 및 연구 측면에서 가까운 장래에 많은 공동 업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MGH 뇌종양센터에서는 William Curry(신경외과 교수), Tracy Batchelor(종양내과 교수)가, 서울대암병원 뇌종양센터에서는 김동규, 정천기, 백선하, 정현태, 박철기, 김용휘, 김진욱(이상 신경외과 교수), 이세훈(종양내과 교수), 최승홍(영상의학과 교수), 김일한(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박성혜(병리과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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