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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성모' 등장하자 인근 병원들 "공멸 자초" 우려

발행날짜: 2014-02-20 06:28:43

간호인력 이동으로 휘청…"병상수 이미 포화인데 어쩌나"

"대형병원의 몸집불리기가 해당 지역 병원계를 공멸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최근 인천국제성모병원이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한 것에 대한 인근 병원들의 반응이다.

인천국제성모병원은 지난 17일 인천시 서구에 1000병상 규모로 연건평 3만 1600여평에 지하 6층, 지상 11층 규모로 25개 진료과목, 35개 진료과, 12개 전문 진료센터를 갖췄다.

개원 초에는 457개 병상으로 시작해 2년 후에는 1000병상을 모두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병원 지하 상가에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시설, 오락시설까지 들어서면 상당한 유동인구가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성모병원 전경
이처럼 메머드급 병원의 등장에 인근 병원들은 벌써부터 말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인천국제성모병원이 간호사 등 직원 모집에 나서자 마자 인근 중소병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A중소병원장은 "지난해 국제성모병원으로 간호사가 워낙 많이 빠져나가면서 3교대 근무에서 2교대로 전환했을 정도"라면서 "중환자실의 경우 경력직 간호사 4~5명이 이동해 근무에 차질이 많다"고 토로했다.

경력이 많은 간호사들이 이동하면서 업무 강도가 높아지자 간호인력 이탈현상이 도미노처럼 확산됐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는 A중소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성모병원 인근에 위치한 중소병원 상당수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의 이동으로 초토화됐다.

또 다른 중소병원장은 "규모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인데 인근에 현수막 등 광고물을 내걸고 환자유치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 문제는 대형병원이 들어서면서 지역 병원계 전체가 공멸의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성모병원은 규모나 시설면에서는 압도적이지만 기존에 종합병원급 규모의 지역거점병원도 상당수 있는 상태에서 과연 1000병상 규모의 병원이 수요를 맞출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인천 서구지역은 이미 병상 포화상태로 메머드급 규모의 병원이 들어설 자리가 아니라는 게 인근 중소병원장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청라국제도시와 검단 택지지구 등이 개발되면서 인구 유입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정체기로 상당 기간 암흑기를 버텨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다가 대학병원 부속병원이 아닌 가톨릭의대 협력병원으로 전공의 배정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대형병원을 운영, 유지하기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기존에 있던 병원은 물론 새로 개원한 병원까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될 게 없는 상황이 된 것.

이에 대해 중소병원협회 한 관계자는 "소위 빅5병원도 경영 압박을 받을 정도로 병원계 전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메머드급 병원 개원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해당 지역 병원계 전체가 다 같이 공멸하는 결과를 자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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