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살만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박정연 업무상임이사 (60)의 좌우명이다.
좌우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가 가진 무한 긍정과 낙천적인 성격은 사람들을 '내편'으로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박정연 이사는 지난 7일 '보건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목련장' 을 받았다.
7년전, 건강보험 30주년 기념으로 유용철 실장이 받은 이후 두번째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스스럼 없는 성격으로 '재미'를 찾고 보는 성격 탓에 박 이사는 업무상임이사 자리에 오르고, 국민훈장까지도 받을 수 있었다.
박 이사도 이를 인정했다.
"80년 3월 심평원의 전신인 의료보험연합회 때부터 심사직으로 심평원에 몸을 담았습니다. 주어지는 업무들이 하나하나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암기력이 좋은 박 이사는 아직까지도 34년 전 감기 환자에 대한 항생제 급여기준 등을 외우고 있었다.
그는 "그 당시만 해도 건강보험 대상이 많이 없어서 진료내용이 어렵지 않았다. 종이 심사를 하다보니 먼지 때문에 눈병이 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전국민 건강보험이 시작되면서 심사 대상이 많아지다 보니 의료계와 심평원의 불신과 갈등도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DUR 시스템 구축, 확산 사업 가장 뿌듯했다"
박정연 이사는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원조 소통인이다. 그는 의약단체와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섰던
창원지원장 시절 이 가장 재미있었던 '시절'이라고 꼽았다.
"당시 본원을 포함한 전 지원의 고객만족도 점수가 낮은 와중에 창원지원이 70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정답은 소통에 있었습니다."
박 이사는 의약단체 임원진을 꾸준히 만나며 업계의 불편 사항을 듣고, 심사기준에 반영했다. 딱딱한 문서도 한지에 '서신' 형식으로 보내는 여성만의 섬세함도 보였다.
그는 "지금은 의약단체와 기관장의 교류가 당연한 일처럼 됐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작은 것부터 들어주는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박 이사가 30여년 동안 해온 업무 중 가장 기억하고 싶은, 뿌듯함을 안겨줬던 사업은 뭘까.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의약품 처방조제 지원 서비스(DUR)' 사업 을 내세웠다. 국민훈장도 이 부분의 공로를 인정 받은 결과다.
박 이사는 2009년 DUR 사업본부 단장을 맡으며 DUR 시스템 구축 및 확산에 앞장섰다. DUR은 처방, 조제 단계에서 환자가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을 걸러내는 시스템이다.
그는 "의약단체는 제도 도입 자체를 크게 반대했다. 건보재정을 보호하려고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등의 오해가 많았다. 이를 풀기 위해 전국을 돌며 각개전투로 설득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심사는 계속 흘러가는 사업인데 반해, DUR은 제도 자체를 설계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직접 진두지휘 해야 하기 때문에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는 국회에서 계류중인 DUR 의무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병의원이나 약국이 DUR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해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약의 중복 처방, 조제를 막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만큼 의무화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2년 임기의 업무상임이사 직을 맡게 된 박정연 이사. 임기를 넘어 9월까지 1년 더 연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후 박 이사의 계획은 뭘까.
"학교를 졸업하고(고대 간호대) 지금까지 일만 했어요. 게으름 피우면서 자유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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