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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개원 A의원 백신가 폭탄세일…개원가 '휘둥그레'

이석준
발행날짜: 2014-06-09 06:08:39

조스타박스 13만원, 가다실 10만원 "백신으로 돈 벌 생각 없다"

A의원에서는 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를 13만원에 맞을 수 있다고?

제보를 접한 기자의 첫 반응이었다. 알고 있던 사실과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해 11월 '조스타박스'가 국내에 본격 공급된 이후 이 백신의 접종비 추세를 꾸준히 취재해왔다.

'조스타박스'가 50세 이상 성인의 대상포진 예방을 도울 수 있는 최초이자 유일하다는 프리미엄으로 지역에 따라 판이한 접종비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대부분 병의원의 '조스타박스' 접종비는 18만~19만원대였다. 20만원 이상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A의원은 13만원이라니. 직접 현장을 가보기로 했다.

"조스타박스 13만2000원, 가다실 10만2000원..."

사당동 소재 A의원 인근에 도착했다. 두리번 거리던 기자의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A의원 간판이 아니었다. 길거리에 세워져 있던 백신 가격표였다.

여기에는 대상포진(조스타박스) 13만2000원, 자궁경부암(가다실) 10만2000원, A형간염(박타) 3만8000원, B형간염(헤파뮨) 1만4000원, 파상풍(티디) 2만원 등 예방접종 가격이 적혀있었다.

밑자락에는 국민 아미노(소) 1만원 등 영양수액 가격도 나열돼 있었다. 마치 커피숍 앞에 흔히 놓여져 있는 '오늘의 커피 = 3000원' 가격표 같았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나올 수 있었을까.

물론 백신이 비급여라 가격 설정이 자유롭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조스타박스'의 경우 보통 병의원보다 5만원 정도 저렴하지 않는가.

"신장개업 이벤트...그러나 예방 백신으로 돈 벌 생각 없다"

A의원은 9층에 위치해있었다. 처음 현장을 찾았을 때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신분을 밝히고 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백신 접종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많이 저렴해 이유를 알고 싶어 왔다고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A의원 원장은 "병원이 5월 중순 오픈했고 6월 개원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병원 홍보 차원도 있다. 하지만 그 보다는 꼭 맞아야하는 예방 백신인데 비싼 가격으로 주저하는 환자들을 위한 병원의 이벤트로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주변 병의원에서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질문도 해봤다.

그러자 원장은 "예방 백신으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때문에 계속 이 가격을 고수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비급여이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본다. 병원이 내놓은 접종가는 공급가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도 예방 접종보다는 다른 쪽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스타박스' 접종비를 19만원에 하고 있는 강동구 G이비인후과 원장은 다소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 원장은 "19만원은 접종비, 인건비 등을 고려한 적절한 가격이다. 13만원에 놔주는 A의원은 개원 초기에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스타박스' 공급사인 MSD도 이같은 가격은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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