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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인증 불만 폭발 "감염관리 90% 낙제 불가피"

발행날짜: 2014-06-30 12:15:04

의료계, 항목 확대 비판 고조…인증원 "의료 질 제고 차원"

2015년도에 시행되는 2주기 의료기관평가 인증을 두고 병원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현실과 맞지 않는 항목을 늘려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관리 분야는 의료현실과 맞지 않을 뿐더러 중소병원은 아예 인프라를 갖추는게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2주기 의료기관평가 공청회 모습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관계자는 30일 "감염관리 분야만 6개 항목이 늘었지만 실제로 이 항목들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인가는 의문스럽다"며 "특히 중소병원들은 사실상 이에 맞춰 인프라를 갖추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선 병원들은 감염관리 항목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평가를 위한 평가를 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감염관리 분야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감염 담당 의사와 간호사 4~5명은 필요하다"며 "대형병원들 외에는 이정도 인력을 가동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중소병원들은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도저히 평가 인증이 힘들다는 판단으로 아예 인증 자체를 포기하고 있는 것.

B종합병원 관계자는 "1주기 평가에서도 중소병원 참여율이 20%도 안되는 것으로 아는데 항목을 더 늘리다니 도대체 인증을 받으라는건지 포기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대로라면 아예 인증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감염관리 평가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단순히 결과로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의견이다.

의료기관 인증평가 자체가 결과 중심 지표를 강조하고 있는데 감염관리는 과정을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계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감염 관리는 계량화 하기 힘든 상시적인 관리 체계"라며 "굳이 이를 평가에 집어넣으면 결국 실제적인 감염 관리 보다는 서류상 관리로 전락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의료기관 평가 인증으로 인해 간호사들의 업무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연 서류로 감염관리를 평가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기준으로 인해 이러한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감염관리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평가를 진행하다보니 허점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관계자는 "병원마다 상황과 특성, 위험요인이 다 다른데 한 가지 틀로 평가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평가자가 감염관리 전문가도 아니라는 점에서 기준을 잡기도 모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가들이 판단하기에도 과연 이번에 포함된 감염관리 항목들이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부분인가 의심스럽다"며 "평가 문항 개발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불만에 대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평가이며 궁극적으로 병원의 질을 높이는 불가피한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인증원 관계자는 "감염 관리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게적으로 중요성이 강조되는 분야"라며 "이는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병원이 우려하는 것처럼 비전문적인 평가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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