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피안성' 중 하나로 불리며 인기과로 군림했던 안과의 환자 수 및 요양급여 비용이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요양기관 운영실태 조사 분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표시과목별 의원 중 안과의 요양급여 비용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내원일수 역시 전체 의원급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안과 의원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내원일수와 요양급여 비용 모두 소폭 증가하는 추세였다.
전체 안과 의원의 내원일수와 요양급여 비용은 지난 2010년 3008만일, 8291억원에서 2011년에는 3044만일, 8733억원으로, 2012년에는 3146만일, 8848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서면서 안과 의원의 환자 내원일수와 요양급여 비용은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안과 의원의 요양급여 비용은 8654억원으로, 2012년도 8848억원에 비해 2.2% 감소하면서 전체 의원 표시과목별 중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해 환자 내원일수는 총 3056만 5000일로, 전년도 3146만 5000일에 비해 2.9% 감소하면서 전체 의원 표시과목별 내원일수 증감율 평균인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안과의사회는 안과의 몰락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대한안과의사회 김대근 회장은 "최근 3년 사이에 안과가 얼마나 많이 망가졌는지 모른다"며 "건강보험 수가가 매년 3% 인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양급여가 감소한 것은 물가상승률도 있고 매년 4~5% 증가하는 안과 의사 수에 따른 영향도 있다. 안과 개원의 1인당 소득은 10% 가까이 감소했다고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백내장 수가 인하에 따른 충격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안과의 몰락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정부가 포괄수가제를 2002년부터 시작하면서 안과가 많은 기여를 했지만 돌아온 것은 백내장 수가 30% 인하"라며 "대안은 없고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수가를 30%나 깎았는데 견디면 이상한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악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과 전문의의 인건비가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나와봤자 갈 데가 없다. 지금 안과 펠로우들은 봉직 자리도 없고 개업도 겁나서 헤메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이 언제까지 거기 있겠나. 언젠간 나올 것이고 향후 2~3년 내에 안과에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눈병이 감소하면서 안과 의원의 경영이 기울기 시작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가든안과의원 나현 원장은 "안과는 진작 기울었다고 본다"며 "안과는 눈병으로 먹고 살았는데 살기가 좋아지고 개인위생이 좋아지면서 눈병이 없어지면서 급성기 외래 환자가 급감했다. 안과 의원이 하루에 환자 100명을 본다는 것은 이젠 전설"이라고 말했다.
다른 진료과에 비해 안과만 봐야 하는 진료과의 특성 상 경영악화를 타개할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나 원장은 "그동안 백내장 수술 때문에 안과가 괜찮다는 소문이 난 것"이라며 "다른 진료과들은 여러 진료를 할 수 있지만 안과는 순수하게 안과 진료만 봐야 한다. 여기에 포괄수가제의 영향을 받으면서 더욱 상황이 악화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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