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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 위에서 길잃은 비대위…"구체 실행안 오리무중"

발행날짜: 2014-08-26 06:00:59

투쟁 계획 '중탕' 수준 비판론 고조…"회원 납득 여부 미지수"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내부 워크숍을 통해 투쟁 로드맵 도출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도 '오리무중'이어서 투쟁 동력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로드맵에 포함된 시도별 투쟁체 설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은 이미 이전 계획의 재탕 수준에 불과한 데다가 "최고 단계의 투쟁을 펼치겠다"는 경고 역시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있어 구체적 투쟁 계획 도출에 실패했다는 비판론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5일 의료계 관계자를 통해 입수한 비대위의 투쟁 로드맵을 살펴보면 비대위는 투쟁 대응 방침을 원칙적인 부분와 실무적인 내용의 두 부분으로 구분해 도출했다.

원칙론을 살펴보면 비대위는 정부가 원격의료를 검증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기간을 강요해 무리하게 시범사업을 강행할 경우 회원들의 일치단결을 통해 순차적으로 대정부 투쟁을 강경하게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어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부분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최고 단계의 투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의 권익과 의료의 기본적인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구체적인 타임스케쥴은 전술적으로 최적의 시기를 고려해 발표하겠다고 결정했다.

실무적인 내용은 8월 말까지 각 광역시도별 투쟁체 설립을 완료하고 이후 각 시군구별 투쟁체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시범사업 강행시 해당 각 시군구 의사회에서 각 보건소 및 각 의료원에 항의방문 등을 독려하며 대국민 홍보용 자료, 대회원 교육 자료를 조속히 개발해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비대위는 상황에 따라 각 직역별 혹은 각 지역별 비대위원들의 확대 파견 참여를 논의하며 내달 광역시도의사회장 협의회와 연석회의를 추진하는 등을 조직 강화의 방법들도 논의했다.

특히 추후 회의를 거쳐 대회원 설문 조사 내용에 대한 평가와 분석 등 회원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삼아 투쟁의 방향 설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함구하고 있던 투쟁 로드맵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면서 비대위를 향한 날선 비판 목소리도 다시 거세질 조짐이다.

협상과 투쟁의 전권을 가지고 있다는 비대위의 주장에 따라 로드맵 도출까지 긴 시간을 할애해 준 것 치고는 그 결과물이 너무 빈약하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비대위의 투쟁체 설립이나 보건소의 항의 방문 계획은 이미 기존부터 나온 이야기일 뿐더러 8월 말까지 불과 5일 남짓한 시간에 투쟁체 설립을 완료한다는 선언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의료계 모 인사는 "그간 투쟁 동력 확보를 위해 대국민 홍보와 회원 교육을 실시했어야 하는 비대위가 이제와서야 '홍보 자료나 교육 자료를 조속히 개발해 배표하겠다'는 계획을 이야기 하고 있다"면서 "최고 단계의 투쟁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에 회원들이 얼마나 동조해 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특히 충남의사회 송후빈 회장이 최근 지지부진한 비대위의 투쟁 동력 확보 작업을 질타하며 이번 주 내로 회의를 통해 해체론을 공식화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비대위는 내달 시범사업 강행과 맞물려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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