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스텐트 협진 논란 일단락…갈등 불씨 여전
보건복지부가 심장 스텐트 협진 의무화 시행과 관련해 6개월 유예 결정을 내리면서 뜨겁게 달아오른 스텐트 논란이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다만, 제도 자체를 철회하거나 수정하는 게 아니라 시행기간만 조정한 것으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첨예한 갈등 일단 진화…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25일 오전, 복지부가 스텐트 협진 의무화 시행을 골자로 한 고시안을 6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새롭게 도입한 고시안을 시행하기에는 일선 의료기관의 준비가 부족해 시간을 주겠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대한심장학회 등 고시안을 반대해 온 심장내과 의료진들은 일단 제도시행을 막았다는 데 의미를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또 최근 심장내과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흉부외과 의료진들은 계도기간을 뒀지만 시행한다는 대전제는 바뀌지 않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복지부가 6개월 계도기간 동안 고시안 내용에 수정, 철회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게 흉부외과학회 측의 입장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선경 이사장은 "정부의 고시안은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진료제공 측면에서 옳다고 생각한다"며 "혹시라도 6개월 이후 고시 내용이 바뀌거나 철회된다면 정부가 일부 이해집단의 여론투쟁에 굴복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고시안 시행에 앞서 계도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유예기간 동안 내용에 변화가 있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심장학회 김병옥 보험이사(상계백병원)는 "처음부터 무리한 면이 있는 고시안으로 이를 환자들이 알기 시작하면서 정부가 강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일부 환자들이 정부 측에 '협진 의무화'를 두고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당초 복지부의 시행 일정을 늦춘 것에 의미를 뒀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남은 6개월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
이제 중요한 것은 복지부가 정한 '계도기간(6개월)을 어떻게 보내는가' 하는 것이다.
유예기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이후 행보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흉부외과 의료진들은 행여나 고시안이 수정, 철회되는 것을 경계하는 반면 심장내과 의사들은 앞서 우려를 제기한 '협진 의무화'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여론화할 계획이다.
심장학회 오동주 이사장은 "남은 6개월간 어떤 의료행위가 환자에게 좋은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서 진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의료기관이 스텐트 과잉시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수용해 내부적으로 자정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흉부외과학회 선경 이사장은 "중요한 것은 앞으로 6개월간의 로드맵"이라며 "단순히 고시안 시행 시점을 늦추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전문가들이 논의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또 이 과정에서 정부의 중재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계도기간을 지금처럼 보낸다면 눈 앞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에 그칠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무엇이 환자와 국가에 좋은 것인지 공론의 장을 열고 논의를 시작하자"며 "오는 28일 관상동맥연구회 주최로 열리는 '스텐트 논란 관련 공개 토론회'에 참여해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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