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수 전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전 의장' 표현은 대의원회 측 입장)이 임시총회의 제명 조치에 불복하면서 위임장을 의결 정족수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 전 의장은 의장이 위임하지 않은 소집 공고를 부의장이 임의로 하는 등 절차 자체가 불법이고 임총 의결 사안 또한 무효라며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행정 고발하겠다는 뜻 또한 내치쳤다.
1일 양재수 전 의장은 경기도의사회 임총에서 의결된 제명 조치에 대해 행정고발과 민사소송 등의 법정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독단적 회무와 임총 소집 절차 위반 등의 이유로 불신임의 시험대에 선 양재수 의장은 임총 당일 긴급 발의 안건으로 나온 제명 건이 처리되며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양 전 의장은 "전철환 부의장이 소집 공고한 임총은 실정법과 의협 정관, 의사회 회칙 등에 근거해 불법이자 무효"라며 "소집 공고는 사문서 위조 및 업무 방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행정 고발의 대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불신임 사유를 거짓으로 퍼뜨린 것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 2항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히 거짓 사실을 드러낸 것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신임의 사유도 거짓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고 임총 소집의 과정, 임총 의결 사안 모두 불법이자 무효"라며 "형사고발과 민사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변호사와 상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불법 불신임과 임총을 추진한 사람들은 법과 회칙, 정관에 의거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의장의 직무 이외의 일상적인 대의원회 운영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업무를 부의장들에게 맡기고자 한다는 선언도 취소하겠다"고 강조했다.
핵심 쟁점은 대의원 정족수, 위임장도 출석 인정?
양재수 의장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번 제명 건의 핵심 쟁점은 대의원 정족수의 충족 여부다.
이번 임총은 출석 대의원 57명에 위임장 67명, 총 124명으로 회의가 성립됐고 긴급 토의 안건으로 상정된 제명 건은 대의원 55명(투표 불참 2명) 중 49명이 찬성, 6명 반대로 가결됐다.
문제는 제명 등 징계 안건과 관련된 경기도의사회 대의원 규정(113조 4항)이 "재적 대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재석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데 있다.
규정을 그대로 해석하면 양 의장의 제명을 위해선 경기도의사회 재적 대의원 189명 중 과반수에 해당하는 95명 이상이 출석해 그 중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임총에서 직접 출석한 대의원은 57명에 그친 반면 위임장을 제출한 대의원은 67명에 달했다. 위임장을 낸 대의원 몫까지 출석으로 인정해 제명 건을 처리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이에 경기도의사위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정관 상 위임장 제출을 출석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이 없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관례상 의사회의 모든 회무가 위임장을 출석으로 인정해 왔고 이는 법적 검토도 마친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의사회 정관개정특위에서도 지난 3월 위임장을 출석으로 갈음하도록 하는 안을 의협에 제출했다"며 "그간 양재수 전 의장이 주관한 의사회 회의도 위임장을 출석으로 인정해 왔고 정관개정 건도 위임장으로 갈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임장을 출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양 전 의장이 주제한 회의를 포함해 모든 경기도의사회 회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 된다"며 "소명의 기회도 제공했지만 양 의장을 변호한 대의원이 없었을 뿐 절차 상 하자는 없다"고 확언했다.
그는 이어 "이미 양 전 의장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예상 하고 있었다"며 "많은 대의원들의 의견이 이렇게 나왔는데도 인정을 하지 못하고 버틴다는 것은 의료계 지도자의 태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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