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가 1200여장에 달하는 리베이트 관련 '처분사전통지서'를 병의원에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전의 리베이트 수수 혐의에 대해 '상징적인 경고'와 소명 기회를 줬다는 입장이지만 처분 통지서를 받은 개원의들은 미수수 입증 책임을 의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복지부는 검찰이 제약사의 내부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범죄일람표'만을 근거로 통지서를 보냈다는 점에서 법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높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한의사협회 장성환 법제이사를 통해 복지부의 처분사전통지서 발송에 대한 문제점을 들어봤다.
범죄일람표만으로 행정처분이 가능한가.
범죄일람표에 의거해 처분을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보자. 폭행으로 누군가를 형사처벌하려할 때 피해 당사자의 말만으로 처벌할 수 없지 않나. 쌍방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기본이다.
리베이트 행정처분도 마찬가지다. 비록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이 다르기는 하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이 형사처벌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처분사전통지서 발송에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
팩트에 기초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만 한다.
원래대로라면 보건복지부가 의사가 실제로 리베이트를 수수했는지 당사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것 없이 제약사 내부 자료를 토대로 만든 리베이트 수수자 명단을 가지고 사전 처분 통지서를 보낸 것이다.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적법한 절차와 국회가 정한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
이미 오래전 사건을 이제와 문제삼는 것이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복지부는 이미 5~7년이 지난 것을 문제삼고 있다. 잘못된 것이라면 당시에 처벌했어야 한다. 잘못됐다는 점과 처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안 하면 되는 것인데 당시에는 이와 관련한 것에 대해 법적 근거도 없었고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다.
단지 의료법 66조 1항에 의료인의 품위손상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이었다. 7년이나 지난 것을 지금와서 문제삼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행정청이 국민에게 행한 언동의 정당성 또는 계속성에 대한 보호가치 있는 개인의 신뢰를 보호하는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복지부는 이런 것을 검토하지 않고 절차도 안 지키는 것이다.
복지부가 사전 조사 없이 통지서를 보낸 이유가 어디있다고 보는가.
워낙 건수가 많고 인력은 적으니까 일단 처분 사전 통지서를 보내놓은 후 억울하면 소송을 제기하라는 식이다.
특히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수수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라는 것인데 받지 않은 의사의 경우 안 받은 것을 어떻게 입증하라는 것인가. 이런 식으로 일하는 행정기관은 복지부 밖에 없을 것이다.
처분사전통지서 발송에 대한 법적인 문제제기가 가능하지 않나.
안타깝게도 이 부분은 집단소송 사례는 아니고 법리적인 부분과 사실관계 입증에 대한 소송을 개인이 나설 수 밖에 없다.
복지부는 처분 사전 통지서가 경고에 불과하고 실제적 불이익 없다고 하는데 이것도 누적되면 1개월 정지가 나오는 만큼 엄연한 실제적 불이익이다.
그런만큼 의사들이 법적 소송을 통해 의지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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