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며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전임의들이 재계약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전임 교수 자리는 바늘 구멍인데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페이 닥터 자리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혹여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전국 각 대학병원들은 최근 일제히 임상 강사(전임의) 모집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은 약 100여명 정도의 전임의 모집을 진행중이며 다른 대형병원들도 비슷한 규모로 채용을 진행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채용 공고를 00명 등으로 확정하지 않은 채 공고를 내걸고 있다. 우선 지원 경향을 본 뒤 상황에 따라 채용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예년보다는 채용 규모가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병원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다수 병원들의 상황이 예년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교수들 연봉까지 조정하는 상황에서 전임의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며 "전임의 뿐 아니라 간호사, 의료기사 등에 대한 채용도 대폭 축소한 곳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나선 것은 3대 비급여 개선안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등 병원이 운용할 수 있는 주요 수입원이 크게 줄어들면서 채용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정규직 직원들을 자를 수는 없으니 계약직이 우선적으로 정리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전임의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로 인해 가장 불안감에 떨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전임의들이다. 빤히 병원 사정이 보이는 상항에서 막연히 계약 연장을 바라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얼어붙은 개원 시장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채용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올해로 전임의 3년차인 C씨는 "예년 같으면 이미 계약에 대한 내용들이 통보되는데 올해는 아직이다. 1년이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교수 자리를 보고 온 것도 아닌데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이 되게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일부 전임의들은 임금 동결 등을 자진해서 제안하며 살길을 찾는 것 같더라"며 "어짜피 한 칼에 가는 계약직 인생인 것을 모르고 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하겠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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