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개월 동안 당뇨병치료제 급여 기준이 대폭 확대됐다. 그동안 타이트한 급여 기준때문에 소신 진료가 불가능하다며 볼멘소리를 냈던 의료진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내친김에 GLP-1 유사체 등도 환자 상태에 따라 초기부터 쓸 수 있도록 보험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당뇨병치료제 급여 기준을 살펴보면 불과 6개월만에 크게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당뇨병 신약 SGLT-2 억제제는 지난해 9월부터 병용 급여가 신설됐다. 메트포르민 또는 설포닐우레아(SU)를 함께 썼을 때에 한해서다.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3제 요법은 1일 투약비용이 저렴한 1종의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케 된다.
단,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DPP-4 억제제, 인슐린 주사제와 병용시 급여는 인정되지 않는다.
올 2월부터는 DPP-4 억제제와 인슐린 병용 요법의 급여가 이뤄지고 있다.
인슐린과 DPP-4 억제제를 병용할 경우 혈당강하 효과는 물론 체중증가 및 저혈당증 위험도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료진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인슐린에 DPP-4 억제제를 더하면 저혈당증 위험이 감소해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인슐린 사용량 감소를 통한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췌장 베타세포가 소실된 경우 경구 약물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데 이런 경우 인슐린을 다회 투여해야 한다. DPP-4 병용시 인슐린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두 약제의 병용 급여로 쓰임새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오는 3월부터는 '인슐린+먹는 당뇨병약 2종'이 이변이 없는한 모두 급여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복지부 개정안에 따르면 급여 기준상 인슐린과 병용 급여가 인정되는 2종의 경구제(메트포르민, SU계, 피오글리타존)를 함께 투여시 모든 약제에 대해 보험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인슐린과 고가 경구제는 급여, 저가 경구제는 환자가 부담했다. 단 지금도 메트포르민+ SU계+ 인슐린 병용 요법은 예외적으로 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 급여기준은 인슐린 단독요법 또는 경구용 당뇨병약을 투여했는데도 HbA1C가 7% 이상인 경우 인슐린과 경구용 당뇨병치료제 병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번 급여 확대는 교과서와 가이드라인 등에 혈당조절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언급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내친김에 GLP-1 유사체도?
의료진들은 당뇨병약 급여 기준 확대에 반색하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당뇨병치료제 급여 기준 확대는 환영할 만 일이다. 다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현 급여 기준에서 GLP-1 유사체를 쓰려면 '메트포르민과 SU 약제 병용으로 혈당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중 BMI 30 이상이다. 이렇게 보면 쓸 수 있는 환자가 극히 제한적이다. 기저인슐린과 GLP-1 유사체 병용 등의 급여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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