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을 마취과 전문의만 써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만한 의료진도 없는 게 현실이다. 다만, 프로포폴을 이용해 깊은 수면을 유도할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니 조심하자는 얘기다."
이국현 마취과학회 이사장
마취과학회 이국현 이사장(서울의대)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개원가에서 마취과 전문의를 과별 이기주의로 내몰고 있는 것은 오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이사장은 "마취는 의사 면허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전제한 후 "다만 프로포폴은 자칫하면 환자 안전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였다.
얼마 전 마취과학회가 마취과 전문의만 수면마취를 허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별 이기주의라는 개원가의 비난 여론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미용성형 안전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의사협회는 물론 마취과학회 등 관련 학회가 프로포폴을 이용한 마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용성형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환자가 수면마취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등 치명적 의료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의사협회가 마취과학회 등 관련 학회 및 의사회와 첫 모임을 갖고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마취과 전문의가 모든 마취를 전담하는 게 아니라 수술하는 의사가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국현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모든 마취를 마취과 전문의가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프로포폴을 이용해 수면마취를 할 때에는 집도의 이외 환자의 마취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인력을 반드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포폴의 무의식하진정이 위험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프로포폴을 의식하진정 즉, 국소마취를 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화를 하면서 시술을 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하지만 무의식하진정 즉, 수면마취를 하는 경우 수술시간이 길어져 추가로 진정제를 투여하는 등 변수가 발생했을 때 환자의 마취 상태가 불안정해지면서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적절히 산소를 공급해야 하고 맥박 및 호흡도 수시로 체크해야 하는데 개원가에서 집도의 혼자 감당하기에는 버겁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프로포폴은 의료진들의 선호도가 높지만 안전영역이 좁은 약물인 만큼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환자 상태(산소포화도, 맥박 및 호흡 수)를 기록해두고 수술 후 확실히 마취가 깬 것을 확인하고 귀가조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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