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 중립 위반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현병기 경기도의사회 회장 후보(기호 2번)가 또다시 징계를 받게 됐다.
의사협회 선거관리 세칙에 따르면 경고 2회가 누적된 후보자는 후보 등록이 취소될 수 있지만 선관위는 마라톤 회의 끝에 헌병기 후보자의 자격 박탈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17일 경기도의사회 선관위는 제33대 경기도의사회 회장 선거에서 추천서 조작 의혹을 산 현병기 후보에 대해 경고 조치하기로 의결했다.
오후 6시부터 진행된 이번 회의는 위원장이 사퇴하고 자정을 넘겨서야 끝날 정도로 열띤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에 따르면 선관위원장은 추천서 조작 의혹을 덮어두고 선거를 진행할 경우 향후 파행이 예상된다며 선거 중단을 강력히 주장했다.
반면 다수의 위원들은 회장 공석에 따른 회무 공백을 우려해 선거를 그대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6시간 넘게 진행된 회의에서 선관위가 현병기 후보에게 경고 조치를 내리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짓기로 하자 강세기 위원장 역시 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모 참석자는 "추천서 조작 의혹에 대해 제3의 기관과 다수의 로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지만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얻었다"며 "제33대 회장 선거의 파행에 따른 회무 공백을 우려해 후보자 자격 박탈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관리위원장은 2번 경고 누적 시 후보 등록이 취소할 수 있다는 의협 선거관리 세칙을 준용할 수 있다"며 "이는 말 그대로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표현한 것이지 반드시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병기 후보의 자격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선관위의 전향적인 변화에는 현병기 후보의 제안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후보 역시 한부현 후보(기호 1번)의 유효 추천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
이번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자 현병기 후보는 선관위에 공문을 보내 대승적 차원에서 선거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알린 바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법적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는 만큼 한부현 후보에게도 선거 이후 결과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을 생각이다"며 "선관위가 두 후보에게 서약서를 받고 선거를 진행하기로 의결한 만큼, 한부현 후보의 서약서 제출 여부가 불씨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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