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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교수의 특이한 식사법, 알고보니 당뇨환자에게 딱

손의식
발행날짜: 2015-03-06 11:50:00

을지병원 내분비내과 민경완 교수 "반찬을 밥처럼, 밥은 반찬처럼"

보통 밥을 먹은 후 반찬을 먹는 것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식사법이다. 그런데 그 교수의 식사법은 조금 특이하다.

반찬을 먹은 후 밥을 먹는다. 밥을 한 공기 다 비우면서 반찬을 먹는 것과 반대로 반찬부터 비우면서 밥을 반찬처럼 먹는다. 다만 밥은 반 공기 정도 밖에 먹지 않는다.

을지대학교의료원 서울을지병원 내분비내과 민경완 교수 이야기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1시 10분. 민경완 교수의 진료실로 들어서자 민 교수의 앞에 정갈한 밥상이 놓여 있다.

'늦은 점심이라도 하는 것일까, 인터뷰 시간을 잘못 잡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 교수는 "내가 직접 당뇨식사를 먹으면서 검사를 해야 한다. 간이 짜진 않은지, 양은 맞는지 일일이 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당뇨환자를 위한 식단을 검사하는 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뇨병 환자의 운동은 '열심히'하는 것보다 '제대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민 교수의 지론이다. 제대로 된 운동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식사가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경완 교수는 "당뇨 환자를 보면 운동에 대해 오해가 많다보니 다치는 경우도 생긴다"며 "걷는 운동이 뱃살을 빼는데 도움이 되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것이라 걷는 게 당뇨환자에게 좋다고 하는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걷는 운동이 체중 조절에는 도움이 되긴 하지만 식사를 적게 하면서 운동을 하면 급속 다이어트가 돼 체중이 너무 빠른 시간 내에 감소하게 돼 부작용이 생긴다"며 "또 반대로 먹는 걸 조절하지 않고 운동만 계속하다 보면 살은 빠지지 않고 오히려 관절염이 악화되기도 한다. 식사조절과 운동은 서로 같이 해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에게 걷는 운동과 근육운동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민 교수는 “체중을 조금만 줄이면 혈당 조절이 훨씬 잘 된다. 식사를 줄여서 체중이 감소할 때는 가장 먼저 수분이 빠지고, 근육 빠지고 나중에 지방이 빠진다. 체중 조절의 목표는 지방만 빠지는 것이고 물과 근육은 안 빠지게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결국 체중을 줄이기 위해선 식사를 줄이는 것과 함께 근육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육운동을 통해 근육의 힘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식사를 줄이고 걷는 운동을 추가하면 자연스럽게 저절로 체력이 유지되면서 체중조절이 된다는 것이다.

민 교수는 "당뇨환자에게 있어 근육운동과 걷는 동운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며 "무리하게 먹는 것을 줄이고 걷는 운동을 한 시간씩 하면서 근육운동은 안 한다면 쓰러지는 환자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환자의 연령과 상태를 고려해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운동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민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 있어 밥그릇의 크기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쉽게 말해 탄수화물 인 밥의 양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것.

그는 2010년 대한비만학회지에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밥그릇 크기의 감소가 식사 섭취량 및 식사 패턴에 미치는 효과'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민 교수는 "밥의 양을 정해 놓으면 반찬의 양도 조절된다. 그리고 혈당을 올리는 탄수화물이 아닌 야채와 고기로 배를 채우는 것이 기본 방식이다. 다만 야채와 고기는 8:2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환자들에게 쉽게 가르쳐야 한다. 나야 당뇨병만 연구했으니까 관련된 문제도 알고 잘 가르칠 수 있지만 비전문가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보니 환자만 다그치게 되는 것"이라며 "식사조절과 운동에 관해 당뇨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환자에게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많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식사조절과 운동에 관해 정확하게 이야기 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식사조절과 운동관리는 혈당이 아닌 체중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혹자들이 잘못 아는 개념이 식사조절과 운동을 혈당으로 판단한다는 것인데 체중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가 주장하는 당뇨병 환자의 식사법은 상식의 전환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밥을 먼저 먹고 반찬을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민 교수의 식사법은 반찬을 먼저 먹고 밥을 먹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반찬이 밥이 되고 밥은 반찬 개념이 되는 것.

민 교수는 "먼저 반찬을 싹 먹어야 한다. 단, 음식이 싱거워야 한다. 짜면 안 된다"며 "반찬을 다 먹으면 밥뚜껑을 연다. 나는 밥을 먹기 위해 반찬을 먹는 게 아니다. 내가 먹어야 하는 비율대로 먹는 것이다. 밥은 한 공기의 절반도 채 안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식사법과 반대로 먹는 것이다. 이렇게 먹어도 영양소는 충분하고 배도 부르다"며 "밥을 먹고 반찬을 조금 먹으면 당뇨에 좋지 않은 밥이 없어지고 반찬이 남지만, 반대로 먹으면 탄수화물인 밥이 남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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