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잘 듣지 않고 수술은 부담스러운 비만 환자에게 내시경 치료는 상당히 매력적인 방법이 될 겁니다. 또 다른 블루오션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죠."
고려대 안암병원 전훈재 소화기센터장은 11일 비만 치료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하고 한국 의사들과 산업계도 이에 발맞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내시경 비만 치료의 효과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이를 준비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다.
전 센터장은 "지금까지 비만은 전통적인 식이조절과 약물치료 요법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외과적인 수술법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과 환자들의 부담도 동시에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장단점을 보완한 내시경 치료의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며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도 내시경을 이용한 비만 치료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위장관 풍선과 내시경 봉합 기구 등은 이미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위장관 풍선의 안전성을 높여 대사성 비만의 수술 전 치료법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이미 위장관 풍선 삽입술이 비만 치료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또한 내시경 봉합기구 또한 이미 미국과 유럽의 FDA 승인을 마친 상태며 흡수장애 스텐트를 활용한 비만 치료 연구들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 센터장은 "이미 강남권 부유층을 대상으로 일부에서는 내시경 위장관 풍선 삽입술 등이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시장이 열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시경 비만 치료법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장관 풍선 삽입술은 치료비만 700만원을 넘어설 만큼 고가이고 내시경 봉합기구 또한 위암 등 위 질환이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위암 조기 진단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고대 안암병원 소화기센터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차별화된 치료법을 도입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고대안암병원은 연구중심병원 국책과제로선정된'대사비만질환을위한최소침습내시경기기개발'연구비로 9년간 총27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5년간 총 60억을 지원하는 병원-기업 상기 연계형 의료기기 플랫폼 구축 지원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 내시경 봉합기구 관련 기기 개발 연구도 한국 연구 재단 과제로 선정돼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센터장은 "이미 대사성 비만 질환의 내시경 치료에 대해 자체적인 특허를 보유한 상황"이라며 "또한 이에 대한 연구 과제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고대 안암병원은 연구중심병원 선정 과제로 위장관 풍선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에 있으며 조만간 이에 대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이외에도 내시경을 활용한 다양한 비만 치료 시제품을 준비하며 의료기기 전문업체들과 기술협약을 맺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고대 안암병원은 오는 4월 개최되는 BIOKOREA 2015에서 소화기 내과의 최소 침습 내시경 기기개발에 대한 신 의료기술도 소개하기로 했다.
전 센터장은 "급여 수가 인상 등에 목매며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병원 운영이 힘들어지는 시대가 왔다"며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확산해 파이를 키워가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의료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인 만큼 한국형 치료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내시경 비만 치료가 이러한 노력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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