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가 리베이트로 사용한 비용을 조세법상 손해를 본 비용(이하 손금)으로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와 함께 관련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대 법학연구원 박혜림 연구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HIRA 정책동향' 최신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제약사가 리베이트로 사용한 위법비용을 조세법상 손금으로 산입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판결이 엇갈리면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T제약사 판결의 경우 의료 리베이트 행위는 의료체계와 구조에 따라 관행적으로 지불한 비용이기 때문에 손금산입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반면 W제약 판결에서는 개인의 비도덕성을 의료 리베이트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조세법상 손금에 포함할 경우 다른 법률 위반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세법상 손금 포함을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해외 선진국 중 미국의 경우 뇌물 및 불법 리베이트 또는 미국 연방법 및 주법을 위반한 행위 중 형사처벌이나 면허정지의 대상이 되는 위법행위에 사용된 비용에 대해 손금산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내국세법'을 통해 두고 있다.
따라서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도 제약사가 리베이트로 사용한 위법비용을 조세법상 손금에 삽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의료인과 제약회사 개인들의 리베이트 행위를 강하게 규제하는 법제화 이외 의료시장 전반적인 문제점에 대한 논의와 그에 따른 개선이 정책적으로 함께 이뤄져야만 불법적인 의료 리베이트 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의료 리베이트 원인을 의료인과 제약회사의 비도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하지만 의료수가 책정의 문제,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의약품 시장구조 등 체계상의 문제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리베이트 비용을 조세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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