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깨수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진료하는 병·의원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의료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집중심사를 통한 의료행위 통제의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심평원의 병·의원 어깨수술 청구자료를 분석하고, 이를 표방한 병·의원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상>어깨수술 청구건수 급증, 척추 지고 어깨 뜬다
<하>심평원 삭감 칼날, 어깨수술 겨눈다
"심평원 집중심사를 통한 삭감에 못 견뎌 척추수술에 집중했던 병·의원들이 어깨수술로 눈을 돌리는 것 같아요."
최근 한 전문과목 의사회장이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장에서 한 말이다.
이처럼 한 동안 정형외과 분야 대세로 통했던 '척추수술' 건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상대로 한 어깨수술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2011년부터 2014년 상반기 어깨수술(견봉성형술·회전근개파열복원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술 수만 총 26만 8216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어깨수술은 ▲6만 9968건 ▲7만 2848건 ▲8만 1736건 ▲4만 3664건이 각각 실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년 어깨수술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로 2014년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하게 수술이 이뤄졌을 때 직전 연도인 2013년보다 수술건수는 더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에 따른 청구금액 역시 2011년에는 187억 6730만원에 머물렀지만 2012년 239억 9645만원, 2013년 273억 727만원을 기록해 2년 사이 100억원 가까이 증가했으며, 2014년 상반기에는 148억 9694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급증세를 보였던 척추수술은 최근 들어 심평원의 집중심사를 통한 진료행태 억제를 통해 급증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그동안 심평원은 집중심사를 통해 척추수술은 응급상황이 아닌 경우 급여기준에 정한 기간 동안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실시 후 수술을 하도록 유도해왔으며, 보존적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 요양기관의 청구금액을 삭감해왔다.
이에 따라 척추수술은 2013년 6만 6000건이었던 청구건수가 2014년 6만 1000건으로 감소했으며, 청구금액 역시 2013년 2700억원에서 2014년 2653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평원 삭감 두렵다…요새는 어깨 전문 전임의 많다"
의료계는 관련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어깨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료진이 최근 들어 많이 배출돼 수술이 급증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어깨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서울의 N 병원 원장은 "어깨수술 건수가 많아졌다고 해서 척추수술 건수를 앞지를 정도는 아직 아니다"라며 "하지만 의료기술이 발전되면서 기존 재활치료에 집중했던 어깨 질환들을 수술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들어 급증한 갑상선 수술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의료기술이 발전과 더불어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갑상선외과의사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며 "어깨수술 또한 이와 비슷한 것 같다. 요즘 들어서는 대형병원에서 척추수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전임의보다 어깨수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전임의가 더 많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의료기술 발전과 전문 의료진 배출 증가와 함께 심평원의 척추수술 집중심사에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척추수술을 전면에 내세워 진료를 해왔던 병·의원들이 어깨수술을 내세우는 방향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이는 심평원의 척추수술 집중심사에 따른 청구금액 삭감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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