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신임 회장에 취임한 서울의대 이윤성 교수가 이달부터 본격적인 임기에 돌입한다. 의료계 내부에선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물론 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 국시원 의사국시 위원장을 두루 맡은 그가 향후 3년간 의학회를 어떻게 이끌지 기대하는 바가 크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31일 그를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의학회장이 되고 가장 많은 듣는 질문이 전공의 수련 개선에 관한 것이다. 그만큼 최대 현안이고, 임기 중에 가장 공을 들여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이윤성 신임 의학회장(서울의대 법의학과)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질문에 이 같이 말하며 의학회 차원에서도 수련환경 개선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전공의 수련 병원에만 떠넘길 일 아니다"
그는 현재 병원에만 의존하고 있는 수련제도에 일침을 가했다.
"전공의 주 80시간, 60시간 얘기가 나오는 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 없이 근무시간만 얘기해서 되겠느냐"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공의 수련을 하는 것도 전공의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것도 병원인데 이렇게 양성한 전공의 인력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는 게 그의 지적.
좀더 냉철하게 접근하자면 병원이 배출한 전문의 인력을 이용하는 대상이 국민이라면 전공의 수련을 위한 비용을 그들이 지불해야하는 게 자본주의 논리에 맞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지적의 행간에는 병원에만 떠넘길 게 아니라 정부가 전공의 수련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전문의,환자에겐 중요한 정보…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
전공의 수련 메뉴얼도 마련할 계획이다.
일정한 수련과정을 밟은 전문의라면 마땅히 가능한 술기, 의학지식 등을 익히고 있어야 할 항목을 정해둘 필요가 있다는 게 이윤성 신임 회장의 생각.
그는 "가령 외과 전문의라고 하면 맹장 및 치질수술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듯, 전문의라는 것이 환자에겐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정보인 만큼 자신의 전공과목에 대해 제대로 수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전공의 수련은 레지던트 1~3년차까지 주 100시간 이상 부려먹다가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4년차가 되면 전문의 자격 시험준비할 시간을 내주는 식"이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련과정에서 당연히 익혀야 할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익단체인 병원은 수익만 챙기고 정부는 이에 대해 관심이 없다보니 그 가운데 전공의 수련의 질은 점점 더 추락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영국의 경우 수련기간동안 자신이 어떤 논문을 썼는지, 어떤 술기를 익혔는지, 수술 케이스는 몇 건인지 등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며 해외 사례를 들어 전공의 수련 메뉴얼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전공의 시험을 총괄평가 대신 형성평가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총괄평가가 교육이 끝날 때 시험을 통해 평가하는 시스템이라면 형성평가는 교육 중간중간 일정 기준에 도달했는지를 평가하는 식.
가령, 흉부외과 레지던트라면 각 연차별로 술기를 제대로 익히고 있는지 중간에 평가해 부족할 경우 보완할 수 있다.
그는 "현재 전공의 시험이 전문의를 배출하는 것에만 주력했다면 형성평가는 수련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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