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범죄자가 소아과 병원에 잠입해 어린아이를 성추한 사건으로 인해 성범죄자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는 성범죄자 환자 입원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유아 성추행 혐의 등으로 성범죄자 임모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 12일 새벽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로 서울의 한 소아과 병원에 잠입해 입원중이던 어린이들의 옷을 일부 벗기고 성추행 하던 중 현장에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에 붙잡혔다.
이처럼 성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전자발찌 실효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 환자 입원문제를 놓고 고민이 깊다.
전자발찌 제도는 성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 2008년 9월 도입됐다.
현재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발찌 부착법) 상 전자발찌 착용자로 분류된 성범죄자는 의료기관 소재지 근처 경찰서 등 보호관찰소에 신고한 뒤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다.
즉 의료기관에서 성범죄자를 입원 치료하기 위해선 경찰서 및 인근 주민들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한 셈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B 정신병원 원장은 "성범죄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대부분"이라며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를 입원시키기 위해선 인근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입원치료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성범죄자들의 입원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또 다른 정신병원 원장은 "성범죄자의 입원치료가 어렵지만 현재 인근 주민들을 설득해 현재 7명 정도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며 "병원의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주민의 모임에 참석해 성범죄자 입원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의 범죄가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성범죄자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외래치료를 받는 것보단 입원시켜 고정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훨씬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임모씨의 사례처럼 병원 내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성범죄자의 입원은 비효과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지방의 종합병원장은 "격리의 의미에서 성범죄자들의 입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엔 이해한다. 그러나 최근 성범죄자의 소아과병원 내 성추행 사례를 볼 때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며 "여성과 소아 입원환자가 많고 야간 종사자가 대부분 간호사라는 점에서 종합병원은 성범죄자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방 병원은 지역 내 평판이 중요하다"며 "성범죄자를 입원시켰다는 소문이라도 돌면 뒷감당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전자발찌 부착법 상 의료기관 입원치료에 대한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전자발찌 부착법 상 성범죄자의 입원치료에 대한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입원치료를 통해 성범죄자가 고정적으로 치료를 시킬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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