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관련 질환도 없었다, 특이할 만한 가족력도 없었다. 그런데 가슴 답답함을 호소하며 여러차례 실신했다.
각종 검사를 해봤지만 큰 이상이 없어 다음날 심장내과 외래를 약속하고 퇴원한 30대 청년이 귀가 하다 다시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서울 노원구 A병원 응급실에 실려왔지만 그는 결국 사망했다.
여기서 의료진의 과실이 있을까?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재판장 정은영)는 자녀를 잃은 부모가 A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자녀는 가슴답답함과 현기증을 호소하다 2~3분 의식을 잃었다 깨어나는 등의 증상을 보여 A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비강캐뉼라를 통한 산소 2L 공급, 속쓰림 등 증상에 대한 소화성 궤양용제를 주사했다. 심전도 및 심근효소 검사를 시행했는데도 특이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은 급성심근경색을 의심할만한 소견은 없지만 미주신경성 실신, 심인성 실신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때문에 실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심장초음파 등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외래를 약속하고 퇴원했지만 자녀는 다시 쓰러졌고, 사망에 이르렀다.
유족 측은 자녀가 급성심내막염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전제 하에 의료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서울의료원의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등을 인용해 병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환자 사망원인이 모두 추정에 불과하고 원인 사유도 여러개라서 유족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심내막염으로 사망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며 "환자에게 나타난 증상이 심내막염의 전형적인 증상이라거나 병원이 심내막염을 예상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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