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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실명제? 그럼 비상근위원 임용 어렵다"

발행날짜: 2015-07-27 06:00:03

김덕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그동안 의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진료심사평가위원회'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상근 인력 보강과 함께 의료현장에서 활동하는 850명의 비상근 인력까지 추가로 영입함으로써 보다 세밀한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의료계는 심사실명제까지 요구하는 등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를 향한 불신은 여전하다.

27일 메디칼타임즈는 심평원 김덕호 상근심사위원을 만나 최근 발표했던 진료심사평가위원회 개편방향과 의료계가 요구하고 있는 심사실명제 도입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심평원이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상근, 비상근 인력을 대폭 보강했다.

전문성·공정성 강화를 위해 세부 전문분야의 전문가를 상근위원으로 신규 임용하는 한편, 850명의 비상근 위원을 전문분야별 분과위원회에 재배치하고,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분과위원장에 영입하는 등의 조치를 최근 완료했다.

비상근 위원들은 무조건 임상현장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각 학회의 추천을 받아 신규로 임용했다.

진료심사평가위원회 개편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분과위원장 명단을 공개한 것이다.

분과위원장 명단을 공개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비상근 위원이 분과위원장을 맡을 수 있도록 했던 점이 더욱 중요하다. 기존에는 상근심사위원이 분과위원장을 맡아왔다.

임상현장에서 근무하는 비상근 위원이 분과위원장을 맡음으로서 의료계와의 소통도 강화됨은 물론 진료심사 트렌드도 많이 바뀌게 됐다. 심평원의 핵심 가치인 소통과 협력이라는 점이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비상근 위원이 분과위원장을 맡는 것을 두고 기존 상근심사위원의 반발도 있었을 것 같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비상근 위원의 분과위원장 선임에 대해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분과위원장 마다 상근심사위원이 간사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비상근 위원이 임상현장의 진료 트렌드를 잘 확인할 수 있지만, 정부의 정책과 심사 트렌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다년의 경험을 가진 상근심사위원이 간사로 활동함으로써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현재 심평원의 방침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듣자는 것이다. 그것이 정책과 배치된다면 조정해 나가자는 시각으로, 전문가의 의견에 대한 불인정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한 후 현실에 맞게 정리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따라서 전문성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국민과 다른 전문과목별 간 갈등이 발생될 수 있다. 각 분과위원장에서 활동하는 상근심사위원들은 소통을 통해 이러한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서의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불신은 여전해 보인다.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번 분과위원장 명단 공개 결정을 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심평원의 현재 심사 트렌드는 의료계의 요구를 끌어안고 가자는 주의다. 이런 기조를 가지고 간다면 차츰 불신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에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심평원 내부 위원회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일부 위원회에 참석하는 의료계 관계자들은 본인들과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해서 참석조차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말하고 싶은 것들이야 많겠지만 무엇보다 소통 창구 밖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위원회나 간담회 등 의사소통 창구에서 문제를 제기해줬으면 좋겠다.

최근 의료계 일각에선 심사실명제를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분과위원장 명단까지 공개했다. 분과위원장을 공개하겠다는 것은 해당 분과의 전문성을 분과위원장 임명으로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 일부에서 주장하는 심사실명제를 실시한다면 비상근 위원 임용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이다. 비상근 위원 모두는 병원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의 실명을 공개한다면 비상근 위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겠는가.

비상근 위원 명단은 학회에서 추천했기 때문에 의료계 사이에서는 다 알고 있을 내용이다. 물론 만족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 것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시작으로 의료계와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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