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이후 다인실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았지만, 현실적 문제로 당장 바꾸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의료기관은 이상과 현실사이의 괴리감만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영병원연구원은 지난 8월 3일부터 14일까지 약 12일간 전국 수련병원 282개소를 대상으로 다인병실 운영현황과 개선과제에 대해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에 응한 74개소 의료기관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전체 병원의 74.6%가 '다인실 기준 병상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다인병실 개선방안으로는 '1~2인실 병실로 단계적인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0%에 달했으며, 다인실이 메르스 사태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응답이 69.3%로 높게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기준병상 70% 의무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49.3%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국내 다인병실제도 개선사항 및 개선필요성 설문결과 (자료제공: 한국경영병원연구원)
반면 제도적인 여건이 조성된다면 1~2인실 병상 운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응답은 38%로 다소 저조한 응답률을 보였다.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감염확산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인실을 1~2인실로 전환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예산확보 등 현실적인 제약이 크기 때문에 한계를 보이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병동 감염개선 활동 중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설문에 응한 병원은 '감염 통합진료수가 신설'을 최우선 순위로 꼽은 데 이어 '감염 방지를 위한 의료사용용품 수가 현실화' '병원의 음압병상 건립지원 및 수가현실화' 순으로 시급하다고 봤다.
격리병상 및 격리구역 의무화 혹은 포괄간호시범사업 확대 등은 후순위로 밀렸다.
다시 말해 1인실 전환 등 감염관리 인프라를 갖추려면 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위원은 "메르스 사태 이후 입원병실의 감염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병원 내 자체적인 대책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심환자 및 폐렴환자 1인실, 음압병실 전실 설치 등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는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인 만큼 통합 진료수가 신설을 통해 병원감염관리인력 확충 등 수가적 지원에 대한 욕구가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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