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신용카드사에서 날아온 수수료율 변경 우편물에 일선 의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조정률이거나 오히려 수수료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7일 개원가에 따르면 신용카드 회사들이 일제히 수수료율 조정 안내서를 발송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보다 수수료율이 오히려 상향 조정된 의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카드수수료율 인하 방안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는 당정협의를 통해 마련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영세, 중소 가맹점으로 분류된다.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은 현 1.5%에서 0.8%로, 연매출 2~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각각 0.7%p씩 인하하기로 했다.
또 연매출 1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에 대해서도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평균 0.3%p 낮추기로 했다. 수수료 상한선은 2.7%에서 2.5%로 낮아졌다. 이렇게 되면 평균 약 1.9%의 수수료율이 적용될 것으로 금융위는 예상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 논의 대상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들어간 것을 환영한다"며 "연 매출 3억~10억원 이하 사업장에 대해 수수료율이 0.3%p 인하되면 상당수 의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개원가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상당수의 의원이 0.1%p 이상 높게 조정되는 안내문을 받아든 것이다.
대구시 A의원 원장은 "영세, 중소가맹점 기준에서 제외됐다며 수수료율을 2.5%로 올린다는 우편물이 왔다"며 "당연히 내릴 거라고 생각했던 수수료율이 오른다는 우편물을 보니 당황스러운 생각부터 먼저 들더라"고 토로했다.
서울 B내과 원장도 "기대했던 것보다 수수료율이 안 떨어졌다"며 "요즘 환자들은 진료비 3000~4000원도 카드를 쓰는데 여기에 2.5%를 적용해 단순 계산해봐도 1년에 100만원이 넘게 수수료로 나간다"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수수료율 인상에 정부와 카드사에 대한 비판은 물론 환영 입장을 냈던 의협에도 쓴소리가 나왔다.
서울 C외과 원장은 "지난해 여름에만해도 한 카드사는 수수료율을 2.7% 올릴 것이며 1년마다 0.5%씩 올려 최대 3.9%까지 올린다고 했었다"며 "11월에 정부가 발표하자 상한선인 2.5%까지 제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국 수수료율을 낮춘거지만 정부가 매출 기준으로 수수료율을 제한하면서 카드사들이 우대수수료율을 다 없앤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10억원 이하 사업장에 갑질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꼬집었다.
전라북도 D산부인과 원장도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카드사는 가맹계약을 해지하려고 한다"며 "의원급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한다고 했던 의협이 해결해줘야 하는 문제 아닌가"라며 "뭐하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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