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전문병원 타이틀을 뗀 지 2년. 전문병원 간판이 없으니 경쟁력이 줄어든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뉴고려병원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환자대기실, 환자 민원을 줄여라"
뉴고려병원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경영난이 극심해진 가운데에서도 15% 성장했다. 그 비결을 이해하려면 일단 뉴고려병원의 환자 동선, 진료시스템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문병원 1주기에서 관절전문병원으로 선정된 뉴고려병원의 관절센터 외래는 늘 붐빈다.
환자 당 평균 진료시간이 15분 이상. 대기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환자 민원도 상당했다. 이를 대기실 구조를 바꿈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일반적으로 대기실은 진료실 문 쪽을 향해 있지만 뉴고려병원은 환자들의 시선을 TV모니터쪽으로 돌리면서 대기시간의 지루함을 있도록 한 것.
대기실의 환자가 '앞에 환자가 언제 나오나' 지켜보면 의사도 환자도 불편하기 십상. 대기실 구조를 바꾼 이후 환자 민원도 줄고 의사들도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진료실 앞에는 가벽을 마련해 의료진 이력과 질환 정보를 제공해 보다 전문성을 부각시키며 1석 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관절센터 외래 환자 대기실
"경증환자 줄이고 중증환자에 집중하라"
또한 뉴고려병원은 소아청소년과로도 유명하다.
전원 예약시스템으로 운영하는 소아청소년과센터의 월 매출은 약 5억원. 주목할 점은 외래 대기실은 한산하고 의료진은 단 2명 뿐이라는 사실이다.
어떻게 가능할 것일까. 비결은 효율성을 극대화한 데 있었다. 소청과센터는 예약을 기본으로 하고 고열 등 응급환자는 응급실을 통해서 진료를 받는다.
기본적으로 감기 등 경증환자는 최대한 배제하고 폐렴 등 중증질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에 입원율이 높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경증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오히려 손실이라는 게 유인상 병원장의 철칙.
유 병원장은 "경증 환자는 외래 예약단계에서부터 의원급으로 가도록 한다"며 "이것이 2차도 1차 의료기관도 윈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고려병원 전경
"지역기반 병원의 핵심은 응급실, 여기에 올인해라"
또한 흥미로운 것은 보험심사과를 병원장실 옆에 두고 전문 보험심사 간호사만 10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심사과는 병원 지하 혹은 병원 외부 건물에 두는 등 위치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뉴고려병원은 이를 바꿨다.
병원 수익을 늘리는 것 만큼 불필요한 삭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인상 병원장은 "보험심사는 전문적인 분야로 심사간호사 출신이 중요하다"며 "행정직원이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병원장실 옆에 혁신기획팀도 뉴고려병원의 동력이다.
혁신기획팀은 QI(Quality Improvement)와는 달리 응급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는 조직으로 여기에는 행정직원 이외 응급의학과, 신경외과과장 의료진과 간호사가 투입돼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해법을 고민한다.
예를 들어 119대원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응급실에 대한 환자 입소문이 안 좋은데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 의료진과 행정직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논하는 것이다.
이처럼 응급실 운영에 별도 조직까지 두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지역기반 의료기관에서 응급실만큼은 제대로 운영해야 환자들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
유 병원장은 "병원을 운영해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며 "당장은 손실인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병원을 유지하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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