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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생의 중동 병원 탐방기④

마새별
발행날짜: 2016-04-07 09:54:37

의대생뉴스=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마새별

중동에서의 '진짜' 병원 탐방기(3)- 아랍 메디컬 센터 뒷 이야기

이곳에 와서 병원 체험을 할 때는 내가 환자 혹은 보호자로서 이렇게 진짜로 병원을 체험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참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이 새벽에 도대체 무슨 일인지 정신이 없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되는 마음이 가장 컸는데, 다행히도 영상 검사를 끝낸 후 결과를 들어보니 무시무시한 복통의 원인은 바로 요관 결석이었다.

그 순간, 아! 하는 깨달음의 탄성이 나왔다. 물론 다행이라는 안도감에서 나온 것이기도 했다.

일단 내가 가장 걱정했던 난소 종양과 관련된 질환이 아닌, 그보다 가벼운 질환이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산통에 비할 법한 엄청난 복통이 있다가 수 분이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복통이 사그라드는 것, 바로 요관 결석의 특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래서 직접 환자를 만나 병력 청취를 하고 실습을 하는 게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진단명을 알았으니 처치를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현재 결석으로 인해 신장이 부어있는 상태이므로 빨리 결석을 빼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씀하셨다.

위치와 크기를 고려했을 때 자연 배출을 기다리기엔 조금 늦은 상황이라 체외충격파 쇄석술 (Extracorporeal Shock Wave Lithotripsy, 이하 ESWL)을 한 후 약물 요법을 병행하기로 하였다.

ESWL이 수술보다는 시술에 가깝지만, 시술 전까지 금식을 해야 하고 또 시술 후에 경과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입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번도 한국에서는 크게 아파 본 적이 없던 엄마가 중동에서는 응급실에 온 데다가 입원까지 해야 하다니, 우리 가족은 이런 황당하면서도 안타까운 상황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입원 절차를 진행했다.

하루 동안 병실에 있으면서 친절한 아랍의 간호사들, 의사들, 영양사, 청소 아주머니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덕분에 큰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시술도 잘 끝나서 다음 날 주치의 선생님의 처방전을 받고 퇴원하였다. 선생님께서는 Follow-up을 위해 일주일이 지난 후에 본인의 개인 진료소로 다시 방문하라고 하셨다.

의료보험이 없는 탓에 꽤나 많은 비용을 내야 했지만, 개인적으로 병원에 오래 머무르면서 나름 알찬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엄마가 걱정했던 것만큼 큰 병이 아닌데다가 치료가 잘 마무리되어 정말 다행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점은, 병실에 있을 때 간혹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서 무슨 말을 하고는 곧바로 문을 닫고 나갔는데, 처음에는 아랍어를 알아듣지 못해서 누구를 찾으러 잘못 왔다 간 것인가 싶어 헷갈렸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것은 "쌀람탁!", '당신의 건강을 빈다'라는 행운의 말이었다.

병원에서 잠시 동안 머물면서 의료적 지식보다는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을 좀 더 헤아릴 수 있게 되었기에 실습 전에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다.

의사 선생님을 기다리는 시간, 진단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호전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환자와 보호자에게 수도 없이 이어지는 '기다림'의 시간이 꽤나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잠깐일지라도 환자와 만나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내 마음을 다해서 진료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다정한 눈빛과 애정 어린 말투를 건네 준 친절한 아랍 의료진에게 큰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고 내겐 길고도 짧은, 절대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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