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발 갑상선암 재분류 소식에 발끈한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가 수술 등 임상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박해린 총무이사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박해린 총무이사(강남차병원)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병리학계가 발표한 갑상선암 재분류 이후 치료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수는 있지만 수술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는 이번에 암이 아니라고 재분류한 여포성 유두암 여부를 확인하려면 일단 수술을 통해 조직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총무이사는 "수술 후 여포성 유두암의 경우 완결갑상선전절제술 (남은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나 방사성요오드치료를 받지 않아되는 이득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 여부를 판단하려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회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유두암과 여포성 유두암으로 구분하며 이중 여포성 유두암은 9~40%에 불과하다. 한국은 5~20%로 더 낮은 수준이다.
여포성 유두암은 다른 유두암 대비 예후가 좋은데 이중에서도 피막이 있는 여포성 유두암은 일반적인 암과 달리 사망이나 전이가 없어 암으로 분류할 것을 제안했다.
즉, 피막을 가진 여포성 유두암은 암으로 분류하지 말고 상피내암과 같은 경계성 종양으로 보자는 얘기다.
미국 학계가 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한국 내 갑상선내분비 외과 의사들은 표정이 굳었다.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이 잠잠해질 만한 상황에서 또 다시 갑상선암 관련 이슈로 자칫 수술을 꺼리는 환자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박해린 총무이사는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수술 후 정밀 조직검사를 통해서만 여포암인지 아니면 여포성종양인지 혹은 여포성 유두암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포성 유두암 환자의 상당수가 여포성 유두암이 아닌 여포성종양으로 진단받기 때문에 진단적인 수술을 해야한다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극히 일부이지만 수술전 진단 과정에서 여포성 유두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침윤성 여포성 유두암인지, 피막을 가진 비침윤성 유두암인지 확인하려면 수술을 해야한다.
정찬권 교수
이와 관련 정찬권 교수(병리과·서울성모병원)도 수술을 통해 종양을 떼어낸 이후에 여포성 변종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학회 측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는 "여포 변종은 육안, 초음파로도 알 수 없다. 반드시 현미경 검사 즉, 병리검사를 통해 여포 변종 암 덩어리가 피막으로 잘 싸여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수술을 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 병리학계가 발표한 여포 변종 종양을 암으로 판단하지 말자고 한 이유를 병리학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피막이 잘 싸여진 여포 변종 종양은 전이 가능성이 극히 드물지만 암이라고 하면 과잉치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암으로 진단하지 말자고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종양이 아니라고 하면 희박하지만 전이된 환자에 대한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종양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총무이사는 "다만 수술 후 비침윤성 여포성 유두암일 경우 암이 아닌 것을 확인, 완결갑상선전절제술 (남은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나 방사성요오드치료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수술 후 추가적인 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환영하며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할 만하다"면서도 "수술이 필요없다는 주장은 의학적 오류"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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